盧당선자, 복지장관에 김용익교수 낙점

  • 입력 2003년 2월 7일 18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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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 때문에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노무현(盧武鉉) 대통령당선자가 새 정부 보건복지부 장관에 김용익(金容益·51·사진) 서울대 의대 교수(의료관리학)를 발탁하는 문제를 놓고 깊은 고민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 교수는 대선 과정에서 자문그룹 팀장을 맡으며 노 당선자의 보건 및 사회복지 분야 공약을 만든 인물. 그는 특히 자문교수단을 지휘하면서 노 당선자의 지지도가 곤두박질칠 때도 꿋꿋이 당선자 곁을 지켜 노 당선자도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다.

그가 새 정부 장관으로 거론되는 데는 어렸을 때 소아마비에 걸려 몸이 불편한 ‘장애인’이라는 점도 고려 대상이 됐다는 전언이다. 여성과 장애인에 대한 차별을 하지 않겠다는 노 당선자의 생각과도 딱 맞아떨어지는 셈이다. 그는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와 바른시정시민위원회 복지부문 위원을 맡는 등 시민운동에도 적극 참여해 왔다.

문제는 그가 98년부터 의약분업추진협의회 위원을 맡아 의약분업을 반대하는 의사그룹과 등을 지게 된 점이다. 의사이면서도 의약 분업에 찬성한 소신 때문에 의사들과 ‘불편한 관계’가 된 그는 의사협회로부터 2년 동안 회원 자격을 정지당하기도 했다.

노 당선자의 한 핵심 측근은 “김 교수를 중용할 경우 내년 총선에서 의사들 표뿐 아니라 의사 가족들 표까지 잃을지도 모른다는 부담을 져야 한다”며 “그가 의사들과 등을 지지만 않았어도…”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실제 의료계에서는 김 교수를 중용할 경우 좌시하지 않겠다며 인수위를 압박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인수위 안팎에서는 노 당선자가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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