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해체'에 가까울 정도 검찰개혁"

  • 입력 2003년 2월 7일 17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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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의 첫 내각은 '개혁 내각'으로 짜여질 것으로 보인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당선자는 7일 대통령직인수위 정무분과와 경제1,2분과의 인사추천위원들과 첫 회의를 갖고 새 내각의 장관 인선문제를 협의했다.

이 자리에서 노 당선자는 "안정적으로 조직을 꾸려나갈 수 있는 관리능력도 갖춰야 하지만 정책 방향에 있어서는 개혁성이 있어야만 새 정부의 개혁작업을 이끌어갈 수 있다"며 개혁성에 무게를 뒀다.

특히 법무부장관의 인선과 관련해 "기존의 서열에 구애받을 이유가 없으며 '해체'에 가까울 정도로 검찰개혁을 해야 한다"고 말해 고시 기수나 검찰내 서열과 상관없이 개혁성이 강한 인물을 발탁할 뜻을 내비쳤다.

인선작업을 총괄하고 있는 김병준(金秉準) 인수위 정무분과 간사가 1차 심사결과 955명으로 압축된 18개 부처 장관 후보명단을 보고하려 하자 노 당선자는 "명단은 보지 않겠다. 국민 추천이 폭넓게 들어올 줄 알았는데 그렇지 못했다. 국민추천과 별도로 추천위원 여러분이 주변의 의견을 두루 들어서 흙 속에 감춰져 있는 새로운 인물을 발굴해달라"고 주문했다.

회의에 참석한 한 추천위원은 "노 당선자의 주문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 그에 걸맞는 인물을 과연 찾아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예컨대 행정자치부 장관의 경우 분권화와 지방화라는 새로운 시대에 맞지 않는 정부 기능은 떨어내고 새로운 정부 조직 운영의 방식과 관행을 창안해낼 수 있는 비전과 능력을 갖춘 인물이어야 한다는 까다로운 주문이 떨어졌다는 후문이다.

경제분야 각료에 대해서는 안정감과 개혁성을 고루 갖춘 인사를 추천해달라고 요청했다. 노 당선자는 "경제부총리는 국민이 안도할 수 있는 분이었으면 좋겠다. 능력을 우선으로 하고 원칙을 지킬 수 있는 분을 찾아달라"고 각별히 당부했다고 인수위 관계자가 전했다.

한편 장관급 인사추천위원으로 위촉된 외부인사에도 시민단체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했거나 개혁성이 강한 인사들이 적지 않게 포진했다.

법무장관 추천위원에 서울고법 판사 재직시절 사법개혁을 강하게 주장했던 김종훈(金宗勳) 변호사가 포함됐고, 행자부장관 추천위원에는 신철영(申澈永) 경실련 사무총장과 정현백(鄭鉉栢) 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가 참여했다. 경제부처 장관 추천위원에 들어간 김주영(金柱永)변호사는 참여연대의 재벌 상대 소액주주 소송운동을 주도한 경력이 있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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