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시대]자택표정/노후보 앞서자 캔맥주 축배

  • 입력 2002년 12월 20일 00시 04분


코멘트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당선자의 서울 종로구 명륜동1가 자택 인근에는 이날 오후 6시 방송사의 개표 방송이 시작된 직후부터 동네 주민 100여명이 몰려나와 “노무현 대통령”을 외쳤다.

주민들은 방송사들이 노 당선자 자택 앞에 설치한 대형 멀티비전을 통해 개표 방송을 지켜보며 노 당선자와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가 박빙의 접전을 벌일 때마다 탄성과 탄식을 번갈아 내뿜었다.

노 당선자가 개표 초반에는 5%포인트가량 이 후보에게 뒤지다가 점차 격차를 좁히면서 오후 8시40분경 마침내 역전시키자 주민들은 일제히 “그렇지” “좋았어” 등을 외쳤고 일부 남자 지지자들은 슈퍼마켓에서 캔맥주를 사와 건배를 했다.

주부 지지자들은 손수 커피를 끓여 나눠주기도 했다. 주민 이경배씨(가명·36)는 “투표 전날 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 대표가 예기치 못하게 노 후보 지지를 철회하는 바람에 누구도 당선을 예측할 수 없었다”며 “막판 어려움을 겪고 일어난 노 당선자가 국민만을 바라보는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후 오후 10시경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꽹과리를 치며 노 당선자를 연호하던 노사모 회원 200여명은 광화문을 거쳐 명륜동 자택에 도착해 주민들과 합류하면서 흥겨움을 더했다.

노사모 회원들은 선거 운동 기간 중 주제가로 불렀던 ‘노란 샤쓰 입은 사나이’ ‘고래사냥’ ‘오 필승 노무현’ 등을 잇따라 부르며 자신들이 ‘팬’으로서 노 후보를 대통령으로 당선시킨 즐거움을 만끽했다. 일부 노사모 회원들은 “우리가 정치 혁명을 이뤄냈다”며 흥분했고 여성 회원들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