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문건 私設업체서 작성한듯”…신건원장 주장

  • 입력 2002년 11월 29일 23시 00분


신건(辛建) 국가정보원장은 29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나라당이 폭로한 도청자료는 국정원에서 만든 것이 아니다”면서 “국정원에서는 아래아 한글의 바탕체를 사용하고 있는데 한나라당 제시 문건의 활자체는 신명조체나 돋움체로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차이점을 확인해보라”며 국정원의 합법적인 감청기록 견본을 제시했다.

-하지만 도청 자료에 나와있는 기자들이 통화내용이 맞다고 확인했다.

“우리는 (감청한 것을) 관련부서에 e메일로 보낸다. 우리쪽에서 나갈 리가 없다고 본다. 이런 문서 자체를 생산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 것이 아니란 것을 분명히 말씀드린다.”

-도청 내용이 컴퓨터 모니터 스크린에만 뜨고 출력할 수 없기 때문에 이를 메모했다가 따로 친 것이라는 게 한나라당의 주장이다.

“우리는 e메일로 보내는데 적어도 그 e메일을 접하는 사람이 그걸 왜 출력을 못하겠나. 출력해서 가면 생생한데 왜 그걸 적어서 나가나.”

-그건 적법한 감청의 경우고 불법감청이면 다르지 않나.

“생각해 보라. 설령 불법감청을 한다면 적법감청을 할 때와 문서를 처리하는 방법이 다르겠나. 처리하는 방식도 문서도 똑같지 않겠나.”

-한나라당이 공개한 문건 내용은 도청하지 않고는 알기 어려운 내용들이다.

“이걸 한 사람들도 상당한 능력을 갖고 있을 것이다. 우리도 여러 가지로 추론해 보는 것이다. 도청했을 수도 있지만 우리가 한 게 아니라는 것이다. 이게 왜 국정원 도청 문건인가.”

-누군가 도청해서 만든 것이라는 심증은 갖고 있나.

“사설팀이 도청할 수 있고 사설 정보지를 가져다가 짜깁기 할 수도 있다. 사설기관들이 발달돼 있는 것은 기업들이 상대방 기업들의 움직임에 대해 관심이 많기 때문이다.”

윤승모기자 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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