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鄭 선대위장 문제없다"…통합21 선대위서 盧지원은 불법

  • 입력 2002년 11월 25일 18시 32분


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 대표가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의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게 될까.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5일 “정 대표 등 국민통합21 인사들이 민주당에 입당하지 않고, 민주당 선대위에 들어가 노 후보의 당선을 위해 뛰는 것은 불법이 아니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정 대표는 이날 오전 노 후보를 만나 선거협력을 다짐했지만, 정작 선대위원장 수락 여부는 “유권해석을 들어본 뒤에 결정하자”며 28일로 미뤘다.

선관위의 유권해석으로 정 대표는 민주당 선대위의 위원장을 맡느냐, 마느냐의 선택만을 남겨 놓게 됐다.

유권해석이 나오기 전에는 “노 후보의 당선을 돕더라도, 국민통합21이란 독립 정당이 선대위를 구성해 노 후보 당선을 지원해야 한다”는 견해가 우세했다. 그러나 선관위는 “통합 21이 선대위를 구성해 ‘남의 당 후보’인 노 후보를 지지하는 것은 공직선거법이 금지한 ‘유사(類似)기구’에 해당돼 불법이다”고 밝혔다.

정 후보가 선대위원장 수락을 주저하고 있는 것은 그의 미래구상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20%대 지지율을 갖고도 후보자리를 양보했다는 정치적 자산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2004년 총선을 겨냥한 정 대표 자신과 통합21의 위상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의 주변에선 “‘노 후보-정 선대위원장’이라는 상하관계가 형성될 경우 정 대표의 독자적 위상에 좋지 않다”고 조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가 선대위원장 자리를 맡지 않을 경우 여론조사 결과에 승복해 얻게 된 ‘정몽준식 리더십’에 흠집이 날 수밖에 없다.

결국 선대위원장 수락 여부는 이날 가족들과 함께 2박3일 일정으로 설악산 산행에 나선 정 대표의 ‘설악산 구상’에 따라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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