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鄭 단일화합의 막판 진통]鄭, 최종합의 왜 늦추나

  • 입력 2002년 11월 21일 19시 16분


쉽게 타결될 듯했던 후보 단일화협상이 막판 진통을 겪은 것은 정몽준 대통령후보가 마지막 단계에서 합의내용에 제동을 걸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후보가 왜 합의안에 대한 최종 동의를 보류했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정 후보가 한나라당 지지자들의 ‘역선택’ 방지장치에 가장 큰 관심을 기울여왔다는 점에서 민주당이 수용하기 어려운 뭔가 새로운 제안을 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설득력 있게 나돌았다.

정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협상단의 잠정 합의안에 역선택 방지 장치가 미흡하게 돼있다는 이유로 사인을 거부했다는 데 사실이냐”는 질문에 대해 “우리만 신경 쓴다고 되는 게 아니고 그쪽(민주당)에서도 신경 써야 할 문제다. 공정하게 하려면 양쪽이 다 신경을 써야 한다”고 사실상 시인하는 발언을 했다.

정 후보의 한 핵심 측근도 20일 밤 양측이 협상에 들어가기에 앞서 “핵심 쟁점은 ‘역선택’ 방지방안이 마련될 것인지가 될 것”이라고 예고했었다. 실제로 정 후보측은 이 같은 방지장치만 마련되면 노무현 대통령후보에게 여론조사에서 충분히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고, 그만큼 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후보 지지자들의 개입 가능성에 대해서는 집착에 가까운 의구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당초 정 후보가 ‘결단’의 모양새를 갖추기 위해 일부러 합의안 추인을 미루는 것으로 판단했었으나 이날 오후부터 합의내용 자체가 문제의 핵심인 것으로 전해지자 분위기가 급변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분위기가 긴박하다”며 “결국은 역선택 방지 문제가 또다시 걸림돌로 등장했다”고 말했다.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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