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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10월 17일 18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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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피랍자들은 그동안 도쿄시내 호텔에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대한항공기 폭파사건이나 식량난 등 북한 실정에 대해서는 대부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일본 언론이 17일 전했다.
피랍자들의 이 같은 태도에 대해 일본의 북한 전문가들은 “그들은 비록 몸이 일본에 있다해도 마음은 가족이 남아있는 북한에 있는 만큼 북한실정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발언에 관해 지나친 기대를 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그들은 스스로 북송선을 타고 북한에 건너갔다가 일시 일본에 돌아왔던 일본인 여성들과 처지가 다르기 때문에 일본에 머무는 동안 속내를 털어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이들은 북한 실정 등에 대해서는 함구했지만 대남 공작원들에게 일본어를 가르쳤던 것으로 알려진 요코다 메구미에 대해서는 가족들에게 비교적 상세하게 밝혔다. “89년 9월 초대소에서 만났다. 아이를 모유 대신 우유로 키운다고 했다” “78년 8월에 함께 등산을 했으나 80년 3월 본 것이 마지막이었다” “메구미 딸과 내 딸이 같은 유치원을 다녔다” 등.
메구미씨는 78년 13세 때 니가타에서 북한으로 납치돼 86년 북한의 회사원과 결혼, 딸을 한 명 낳았으며 93년 3월 병원 입원 중 자살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 5명의 피랍자가 15일 평양 순안공항을 떠나올 때 메구미씨의 딸 김혜경양(15)이 이들을 배웅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마이니치신문은 “일시 귀국한 피랍자들이 메구미씨에 대해서만큼은 한결같이 알고 지냈다고 밝히면서 북한측이 숨졌다고 밝힌 다른 7명의 일본인 피랍자에 대해서는 전혀 모른다고 하는 것은 매우 부자연스럽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도쿄〓조헌주특파원hans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