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연내 중국 방문

  • 입력 2002년 10월 10일 10시 53분


중국공산당 다이빙궈(戴秉國) 대외연락부장이 지난 9일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연내 방중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그동안 나돌던 김 위원장의 방중설에 다시 무게가 실리고 있다.

홍콩의 인터넷 신문 둬웨이(多維)가 10일 BBC 중국어판을 인용해 보도한데 따르면 다이빙궈 부장은 9일 밤 베이징(北京) 주재 북한 대사관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창건 57주년 기념 연회에 참석해 양국간 우의를 강조하며 김 위원장의 방중 문제를 언급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연말에 재차 중국을 방문해 장쩌민(江澤民) 주석과 정상회담을 개최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것은 양국 쌍방 관계를 한층 강화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이빙궈 부장의 이같은 발언은 최근 양빈(楊斌) 신의주 특별행정구 장관 문제로 다소 껄꺼러워진 양국 관계를 조율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그의 발언은 양국간 우호 증진을 위해 김 위원장이 장 주석에게 신의주 특구 문제를 비롯한 북한의 새로운 정책에 관해 설명할 것을 우회적으로 권고한 것으로도 받아들여지고 있다.

또 일부 관측통들은 다이빙궈 부장의 발언은 이미 예정됐던 김 위원장의 방중계획을 재차 촉구하는 것이라는 분석했다.

김 위원장의 방중설이 떠돌기 시작한 것은 지난 7월말로 소식통들은 당시 김 위원장은 경제관리개선 조치를 포함한 일련의 개혁 및 개방 정책을 추진하면서 중국과 이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러시아 극동지역 방문(8월 20일∼24일) 직후에 중국을 방문하려 했었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당시 양빈장관 임명을 포함해 신의주 특구 개발과 관련, 사전에 중국과의 협조를 모색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북한이 사전조율 절차를 생략한 채 지난달 12일 신의주 특구지정 발표에 이어 양빈을 특구 장관에 임명하자 중국과의 불협화음이 불거졌고 급기야 중국 세무당국이 양빈을 가택연금하는 사태로 비화됐다.

현재로서는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이 연내에 실현될지는 미지수이지만 여러 정황으로 미뤄볼 때 그의 방중 가능성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김 위원장은 남북정상회담을 약 보름 앞둔 2000년 5월말 중국을 전격 방문했고 이어 지난해 1월 다시 중국을 찾아가 상하이(上海) 등지를 돌아보고 곧바로 신의주개발 구상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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