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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10월 4일 18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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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 의원은 4일 본보 기자에게 “서해교전 직후 기무사령부와 합동참모본부가 당시 정보와 작전 분야에 대한 감사를 벌여 이상징후 보고가 누락된 사실을 확인했다”며 “그러나 군 수뇌부는 이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국방부 정보본부 소속 5679부대(대북통신 감청부대) 부대장 한철용(韓哲鏞) 소장을 예편시키려 했었으나 한 소장이 강력 반발하는 바람에 관철시키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국회 국방위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한 소장은 “당시 북한경비정의 잇단 북방한계선(NLL) 침범에 대해 6월13일 3개항의 ‘부대의견’을 국방부와 합참에 보고했지만 정보본부는 김동신 국방장관의 지시라며 2개 항목을 삭제해서 다시 보고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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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소장은 군 기밀인 ‘블랙북(북한첩보관련 일일보고서)’을 꺼내 국방위 의원들에게 흔들어 보이며 “당시 삭제되지 않은 보고내용이 이 안에 모두 들어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국방위 소속 한나라당 박세환(朴世煥) 의원은 북한의 연이은 NLL 침범의도는 첫째 북 해군의 전투검열 판정과 관련된 침범, 둘째 월드컵 및 국회의원 재·보선과 관련한 한국 내 긴장고조 의도, 셋째 우리 해군 작전활동 탐지 중 하나일 가능성이 있다는 ‘부대의견’ 중 김 장관이 둘째와 셋째 항목을 삭제하고 전파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준(李俊) 국방장관은 답변에서 “당시 김 장관이 5679부대의 보고내용에 단순침범부터 도발 가능성까지 다 열거돼 있어 예하부대에 혼선이 초래될 수 있다고 판단, 합참정보부서에 다시 정리해 보고하라고 질책했을 뿐 보고를 묵살한 적은 없다”고 부인했다.
또 국방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한 소장의 예편 기도설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다”라고 일축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윤상호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