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公 대우채권 비싸게 매입 公자금 4조6000억 추가투입"

  • 입력 2002년 9월 27일 18시 54분


자산관리공사가 2000년 7월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 중인 대우그룹 채권을 금융감독위원회의 지시로 시장 가격보다 비싸게 사들이는 바람에 4조6000억원의 공적자금이 추가로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한나라당 국정조사특위 박종근(朴鍾根) 위원장은 27일 “당시 자산관리공사가 금감위의 지시를 받고 대우그룹의 무담보채권과 담보 기업어음(CP) 22조3778억원어치(액면가격)를 9조 5304억원에 사들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워크아웃 중인 대우그룹 채권의 실제 가치는 4조9313억원어치였는데도 자산관리공사는 정부지시로 시장가격보다 4조5992억원이나 더 주고 샀다”고 말했다.

당시 자산관리공사와 23개 투신사들은 대우채권 정산협의회를 5차례나 갖고 채권가격문제를 협의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청와대가 관계기관 대책회의와 금융정책협의회를 열고 대우 채권 매입가격을 결정해 줬다는 것이다.

박 위원장은 “정상적으로는 자산관리공사가 경영관리위원회에서 이 문제를 결정해야 하는 절차를 밟아야 하는데도 금감위 지시를 받고 2000년 7월 임원회의를 열어 매입가격을 승인해줬다”면서 “임원회의 결정 후 2개월이 지난 9월7일에야 경영관리위원회를 열어 사후승인 절차를 밟았다”고 지적했다.

자산관리공사는 당시 인수한 대우채권 9조5304억원어치를 아직도 처분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금감위측은 “당시 대우 채권을 갖고 있는 투신사 펀드의 수익률이 나빠져 고객들의 동요가 심각해 금융시장 안정 차원에서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해명했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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