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새해예산안 "균형예산 생색…세금거둘 생각만"

  • 입력 2002년 9월 6일 18시 43분


한나라당은 6일 정부의 2003년도 예산안을 검토한 뒤 방만한 예산책정, 생색내기용 균형예산 등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아무래도 올 예산안 심의는 순탄치 않을 것 같다.

▽“방만한 새해 예산, 홍보에만 신경”〓정부는 이날 한나라당과 예산협의를 갖고 내년도 일반회계예산(거둬들인 세금으로 인건비 등 소모성 항목에 쓰는 예산)으로 지난해보다 7조원 늘어난 112조원을 책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나라당 이상배(李相培) 정책위의장은 “공적자금 상환 등 앞으로 수조원씩 추가비용이 필요한 데 정부가 허리띠를 졸라맬 생각은 않고, 세금 거둘 생각만 한다”고 지적했다.

한나라당은 또 ‘2002년엔 일반회계예산이 1조9000억원 적자가 났지만 내년 예산은 약속한 대로 균형예산을 만들었다’는 정부측 설명에 대해서도 생색내기에 불과하다고 질타했다. 임태희(任太熙) 제2정조위원장은 “공적자금 이자가 예산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국채로 갚아야 하는 만큼 국민부담은 그대로다. 주머니만 바꿔 찼는데 부담이 없는 것처럼 국민을 호도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기획예산처는 이에 대해 “공적자금 상환에 필요한 국채발행이나 이자지급은 예산이 균형예산인지 여부를 따지는 ‘일반적인 재정지출’과는 무관한 만큼 내년 예산안을 균형예산이라고 보는데 무리가 없다”며 “한나라당의 주장은 정치공세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태풍복구용 국채발행 안 된다”〓한나라당은 이와 함께 태풍복구비는 올해 미(未)사용예산 30조원을 10%씩만 절약해도 충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 부처들이 “예산을 남기면 내년엔 되레 삭감된다”며 연말에 예산을 몰아 쓰는 관행을 없애면 수해복구 자금이 마련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임 위원장은 “일부에선 수조원이 소요될 복구지원비 마련을 위해 국채를 발행하자는 주장이 있지만, 정부가 긴축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충당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공적자금 원리금 상환을 위해 한국은행이 보유한 1000억달러(약 120조원) 규모의 외환보유액을 운용해 얻는 수익을 활용하자고 제안했다. 강월구(姜月求) 심의위원은 “한국은행에 축적된 달러는 ‘공적자금 투입으로 기업활동이 살아난 결과물’인 만큼 공적자금 상환에 쓰는 것이 순리”라고 주장했다.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한나라당이 제기한 2003년 예산 문제점 및 예산관련 제안
한나라당기획예산처
방만한예산△공적자금 원리금 상환 시작 △122조원대 국가채무 원리금 갚아야 하는 상황에 6% 예산증가 요구는 무리3% 물가성장, 3% 이상 경제성장 가정하면 6% 인상은 적정
균형예산달성일반회계는 균형을 맞췄지만 공적자금 원리금 상환 때문에 국가부담이 크게 증가하는 만큼 생색용일 뿐2002년 1조9000억원 적자, 2003년엔 균형예산
공적자금상환재원한국은행 외환보유고 증가는 공적자금 투입의 열매인 만큼 운용수익(연 3조원)을 공적자금상환 투입견해 없음
수해복구예산2002년 미집행예산 30조원에서 10% 절약해 사용견해 없음(한나라당은 “정부는 정치권에서 국채발행을 거론하기를 기대한다”고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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