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훈 한적총재 "금강산-도라산역에 이산 면회소 추진"

  • 입력 2002년 9월 6일 18시 43분


사상 처음으로 남북 적십자단체의 책임자들이 직접 회담테이블에 앉는 제4차 적십자회담(6∼8일)의 최대 관심사는 상설면회소 설치문제다. 1975년 10월 남북 적십자 실무접촉에서 처음으로 논의한 이후 적십자회담이 열릴 때마다 주요 안건으로 다뤄져왔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실마리를 찾지 못한 난제다.

그러나 이번에는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우선 지난달 29일 장재언 북측 적십자위원장이 “면회소 설치 등 흩어진 가족 친척문제의 근본적이고 제도적인 해결방도에 합의하자는 귀하의 입장에 동감을 표시한다”며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북측은 또 여러 차례 “금강산에 면회소를 짓자”고 제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면회소 설치가 중요한 이유는 이산가족 문제를 제도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기 때문. 지금처럼 특별한 계기가 있을 때 남북이 합의해 각각 100명씩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갖는 방법도 있으나 ‘이벤트식 접근’으로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일단 북측이 1차 적십자회담 때부터 지속적으로 제시한 금강산 상설 면회소를 먼저 설치하고, 이어 생사 및 주소확인을 확대하면서 주소확인자를 대상으로 서신교환을 실시토록 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물론 판문점 남측 지역에 면회소를 설치한다는 계획도 포기하지 않고 있다. 남측 수석대표인 서영훈(徐英勳) 대한적십자사 총재는 6일 금강산으로 가는 배에서 “금강산에 면회소를 설치하니까 남측에도 하나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경의선 연결지점인 도라산역에도 면회소를 설치하자고 제안할 것”이라고 남측 면회소 설치에 의욕을 보였다.금강산〓공동취재단

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