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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9월 3일 18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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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신당 논의는 10일 또는 12일로 예정돼있는 정 의원의 대선출마선언이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 의원의 대선 출마 공식 선언으로 대선구도가 이회창(李會昌)-노무현-정몽준의 3자 대결구도로 형성되면 정 의원과의 연대를 축으로 한 통합신당 논의도 일단 중단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변화를 반영해 민주당 내 다수파인 중도세력 내에서는 최근 ‘재창당 후 후보단일화’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도파의 한 의원은 “제3 후보군이 각자의 길을 가겠다는 입장이 분명한 만큼 9월말 이전 신당창당은 물 건너간 셈이다”며 “모든 후보군이 각개약진한 뒤 10월말이나 11월초쯤 본격적인 합종연횡 움직임이 나타날 것이다”고 내다봤다.
따라서 10일경 창당추진작업을 중간결산할 예정인 민주당측도 현재로선 외부인사 수혈과 당명개정 등을 통한 ‘신장개업식 재창당’쪽으로 결론을 낼 것이란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이런 가운데 친노(親盧) 진영과 반노(反盧) 진영의 충돌조짐도 다시 나타나고 있다.
정동채(鄭東采) 노 후보 비서실장은 3일 “민주당만 불투명한 상황인 채 추석을 맞게 될 경우 우리 당은 대선을 포기하는 셈이다”며 추석 이전에 선대위를 구성해 본격 대선체제를 갖출 것을 강력히 주장하고 나섰다.
반면 반노 진영의 송석찬(宋錫贊) 의원 등은 노 후보 사퇴문제를 다시 제기하며 서명작업 추진에 나설 것임을 공언하고 있다. 이들은 김영배(金令培) 신당추진위원장의 만류로 서명작업 돌입은 일단 미뤄놓았으나 이인제(李仁濟) 의원이 몽골과 러시아 방문을 마치고 11일경 귀국한 뒤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상황은 급박하게 전개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민주당 내에서는 정 의원과 비주류진영의 결합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점에서 반노 진영이 서명운동에 나선다해도 파괴력은 없을 것이란 시각도 적지 않다.
한 중진의원은 “정 의원측이 손잡고 싶어하는 쪽은 우리 당의 비주류 진영이 아니라 정대철(鄭大哲) 최고위원이나 김근태(金槿泰) 정동영(鄭東泳) 의원 같은 40, 50대의 개혁적 인사”라고 전했다. 정 의원측은 최근 이들과 접촉을 시도했으나 별 성과를 거두지 못하자 주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김정훈기자 jng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