每經간부 한나라 접촉… 총리실 “도와달라”

어두운 표정으로 출근하고 있는 장대환 국무총리서리 - 변영욱기자

장대환(張大煥) 국무총리서리는 “인사청문회에서 모든 것을 직접 밝히겠다”고 했지만, 자신의 은행대출 문제 등에 대한 의혹이 점차 강해지자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전언이다. 장 서리는 최근 총리실 직원들과 식사를 함께 한 자리에서도 “요새는 하루가 일주일처럼 길다” “요새는 소화도 잘 되지 않는다”고 심경을 토로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장 서리는 직원들에게 “걱정하지 마라. 청문회에서 충분히 해명할 수 있는 일이다”라며 평상심을 잃지 않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었다고 관계자들이 전했다.

현재 국정수행능력 입증 및 각종 현안 대처는 총리실에서, 부동산 및 은행 대출 등 개인적인 문제는 매일경제신문 비서실이 업무를 분담해 청문회 준비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 서리가 지금까지와는 달리 22일 박사학위 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해명에 나선 것은 공군참모총장을 지낸 부친 장지량(張志良)씨가 ‘대로’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박사학위 취득에 ‘의혹’이 있다는 한나라당의 주장이 계속 보도되자 부친이 “왜 당당하게 밝히지 않고 가만히 있느냐”며 역정을 냈다는 것이다.

당초 총리실은 서둘러 해명했다가 의혹이 더 부풀려진 장상(張裳) 전 총리서리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청문회 때까지는 일일이 대응하지 않는다는 내부 방침을 세워놓았다. 정부 관계자는 “학위 취득에 대한 의심까지 제기되자 장 서리가 적잖이 상심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청문회가 임박하면서 국회 주변에선 매일경제신문 간부들의 모습이 심심치 않게 목격되고 있다.

매일경제측은 이들의 국회 방문이 ‘취재 목적’이었다고 해명하고 있으나 청문특위 위원인 한나라당 이원형(李源炯) 의원은 22일 “매일경제신문 간부가 의원회관으로 찾아와 ‘장 서리는 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한 사람이다. 다시 회사로 돌아올 사람이다’는 말을 하고 갔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매일경제측에서 우리 당 지도부와 특위 위원들을 광범위하게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특위의 다른 의원은 “최근 국무총리실 고위관계자가 찾아와 특위 위원들을 두루 만난 것으로 안다”며 “이 관계자는 ‘도와달라’, ‘이런 식으로 가면 국무총리는 선거로 뽑아야 할 상황이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고 말했다.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