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韓-中 진정한 파트너 되려면

  • 입력 2002년 8월 22일 18시 34분


한국과 중국이 수교 10주년을 맞았다. 지난 10년간 한중 관계는 모든 부문에서 놀랄 만한 발전을 이뤘다. 수교 당시 63.7억달러였던 양국간 교역규모는 작년에 315억달러를 기록해 중국은 우리의 3대 교역상대국으로 올라섰다. 정치적으로도 양국은 그동안 정상회담을 12회, 외교장관 회담을 44회나 가졌을 만큼 긴밀한 관계를 맺게 됐다.

양국 관계가 앞으로 더욱 심화 발전할 여지는 매우 크다고 하겠다. 하지만 그렇게 되기 위해서 양국은 얼마 전 리빈(李濱) 주한 중국대사의 말처럼 ‘윈-윈의 길’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우선 경제면에서 양국은 잠재된 갈등구조를 극복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 우리는 값싼 중국산 농산물 수입을 둘러싼 무역분쟁 가능성, 지나친 대(對)중국 투자로 인한 국내 제조업 공동화(空洞化) 등 중국과의 경제관계에서 풀어야 할 여러 숙제를 안고 있다. 이런 문제들에서 현명한 절충점을 찾을 때 양국간 경제관계는 새로운 차원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우리에게 중국이 중요한 이유는 ‘남북관계의 중재자’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이웃이기 때문이다. 중국이 우리의 이해에 부합되는 방향으로 이 역할을 수행하도록 하려면 양국은 경제교류에 비해 아직 상대적으로 미흡한 정치 안보 협력을 한층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 중국 입장에서도 세계 지도국가로서의 위상을 높여 나가기 위해서는 탈북자 문제에 국제적 인권 기준을 적용하는 등 한결 긍정적인 자세를 보여줘야 할 것이다.

21세기의 중국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이웃 중 하나다. 중국을 정치 경제적으로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향후 동북아에서 우리의 위상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는 전문가들도 많다. 중국 역시 자신의 국가발전을 위해 한국의 존재와 역할을 필요로 하는 것이 분명한 만큼 앞으로 양국이 지향해야 할 목표는 자명하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면에서 꾸준히 상호 이해의 폭을 넓혀 나가는 것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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