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反盧-親盧 분열 가속화

  • 입력 2002년 8월 16일 18시 24분


민주당은 16일 국회의원 및 원외위원장 연석회의를 갖고 신당 창당 문제를 논의했으나 친노(親盧) 진영과 반노(反盧) 진영의 의견이 맞서 결론을 내지 못했다.

특히 이날 회의에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후보가 반노파의 ‘선(先) 대선후보직 사퇴’ 요구를 일축하자 반노파의 안동선(安東善) 의원이 이에 반발해 탈당을 선언함으로써 민주당의 분열은 가속될 전망이다.

또 무소속 정몽준(鄭夢準) 의원도 이날 지리산 등반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독자 신당’ 의 창당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는 뜻을 밝혀 대선구도는 한나라 민주 민노당 등 기존 정당의 후보 외에 1, 2명의 신당 후보가 대결하는 다자(多者)대결 구도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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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선 의원은 이날 연석회의에서 노무현 후보와 한화갑(韓和甲) 대표의 사퇴를 주장한 뒤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결사항쟁과 권모술수로 일관하는 세력이 당을 주도하고 있다. 당 밖에서 신당 창당을 시작하겠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반노파인 이근진(李根鎭) 의원도 이날 별도의 성명을 통해 “노 후보와 당 지도부가 총사퇴하지 않을 경우 지역구 주민의 의견을 수렴해 소신 정치인으로서의 행보를 하겠다”며 탈당 가능성을 시사했다.

반노파 진영은 19일부터 서명작업 등 노 후보의 선 사퇴를 주장하는 당내 투쟁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그러나 노 후보는 이날 회의 인사말을 통해 “(지방선거와 재·보선 등) 두 차례의 선거 패배에 대해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사퇴를 요구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반노파의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노 후보는 “(선 사퇴 요구가) 저를 흔들기 위한 것이라면 너무 불손한 것이며 검증도 없이 외부 인사를 후보로 옹립하자는 것이라면 위험하고 무책임한 일”이라며 “권력투쟁도 규칙에 따라 해야 하며 조속히 당내 권력투쟁을 마무리하고 신당 추진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한 대표 등 중도파는 당의 단합을 주장했으며, 일부 중도파 의원들은 “지도부가 사퇴한 뒤 전권을 부여받은 당내 비상기구를 만들어 신당을 추진하자”고 주장했다.

한편 연석회의 참석자들은 이날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의 ‘병역비리은폐규탄 결의문’을 채택하고 “이 후보 아들의 병역비리가 사실로 드러나고 있는 만큼 이 후보는 약속대로 후보직을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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