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의원 본보 인터뷰]"신당 잘 몰라…나와는 무관"

  • 입력 2002년 8월 12일 22시 12분


무소속 정몽준(鄭夢準) 의원은 12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여유있는 대통령론’을 폈다.

자기편만을 챙기느라 정쟁에 빠지는 일이 없이 국민화합을 이끌 수 있는 초정파적 대통령이 되고 싶다는 설명이었다.

정 의원은 이날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오! 필승 코리아-2002 감동의 순간’ 사진전 전시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이천수 선수(울산 현대)의 팬 사인회에 참석한 뒤에 인터뷰에 응했다. 그는 이미 대선출마 결심을 굳혔다는 심경을 곳곳에서 내비쳤다.

-최근 대선후보 여론조사에서 잇따라 1위를 했는데 출마할 것인가.

“정치인으로서 기대에 보답해야 할 의무감을 느끼고 있다. 이제 준비를 하고 있다. 생활을 단순화하고 생각도 정리할 때라고 생각하고 있다.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상륙작전 장면에서 쏟아지는 기관총 앞에 덜덜 떨면서도 앞으로 나아가는 병사같은 심정이다.”

-어떤 준비를 하고 있다는 건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준비된 대통령이라며 나섰지만 난 아직 준비가 미흡해 어느 정도 준비를 해야 한다. 생각도 정리하고 같이 일할 분들도 모으는 과정이 필요하다.”

-출마를 하려면 정당이 필요하지 않나. 민주당이 추진 중인 신당에는 참여할 것인가.

“무소속 출마도 생각하고 있다. (신당 추진세력이 표방하는 것처럼) ‘중도’이든 뭐든 간에 대통령은 무엇보다도 정쟁에서 벗어날 수 있어야 하는데 우리의 경우 그렇지 못한 게 현실이다. 남북관계에서 전쟁을 막고 평화를 보장하자는 것, 경제를 시장경제 원칙으로 하자는 것은 정쟁의 대상이 될 수 없는 데도 자꾸 정쟁으로 귀착되고 만다.”

-신당과 거리를 두려는 것은 신당이 결국 민주당 또는 ‘DJ당’의 후신에 불과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인가.

“난 신당을 잘 모른다. 나와는 관련 없는 얘기다. 현 정권에 대해 악화된 여론을 들어 (신당 참여를) 만류하는 분들도 없지 않다.”

-초정파적 대통령이란 게 현실적으로 가능한가.

“자기편만 챙기고 상대편은 박탈시키는 정치를 하지말고 월드컵 때처럼 서로 화합의 정치를 하는 논 파티잰(Non-partisan)이 필요한 때다. 우리 헌법이 5년 단임제를 정한 이유는 자기 정파에만 기울지 말고 국민통합을 위해 일하라는 뜻 아니냐.”

-주변에서 정 의원을 중심으로 제3의 신당을 만들어 기존 민주당 내 인사들까지 흡수하자는 권유도 있을텐데….

“상당히 복잡하고 어려운 얘기다. 나에 대해 호감을 갖고 바라보는 국민은 있으나 아직 내게 세력은 없다. 그러나 당선 가능성이 100%가 안되더라도 나의 출마를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기존에 거론되는 후보들로는 안 된다는 바람이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민주당 박상천(朴相千) 의원을 포함해서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있다고 하는데….

“만나자는 사람은 다 만나고 있다. 만나면 이런 소리 저런 소리 다 듣지만 자꾸 만나고 나면 이상한 소리가 나오곤 해서 좀 곤혹스럽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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