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北 경수로 순조롭게 건설되려면

  • 입력 2002년 8월 7일 18시 07분


어제 북한 함남 신포의 금호지구에서 경수로 건설부지의 콘크리트 기반공사 착공식이 열렸다. 1997년 8월부터 시작된 부지정비 공사를 마무리짓고 본체 공사에 들어감으로써 이 사업은 이제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관계자의 말처럼 ‘비행기가 활주로를 달려 이륙하는’ 전기를 맞았다.

1994년 북-미(北-美) 제네바 기본합의의 산물인 대북(對北) 경수로 건설사업은 북한의 핵무기 개발 의혹을 해소한다는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공사과정에서 인력과 물자의 활발한 왕래가 이루어짐으로써 남북 경제협력사업으로서의 의의 또한 매우 크다. 한마디로 이 사업은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킬 수 있는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 사업이 예정대로 2008년에 완공되기 위해서는 극복해야 할 난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무엇보다 ‘2003년 안보위기설’의 한 가지 근거인 북한의 핵사찰 수용 여부가 관건이다. 미국은 건설일정상 2005년에 경수로 핵심부품을 북한에 인도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올해 안에는 북한에 대한 핵사찰이 시작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나 북한은 이를 거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미국의 일부 강경론자들은 경수로 사업을 중단해야 한다고까지 주장하고 있다.

북한은 핵사찰은 수 개월이면 충분하며 공사 지연에 따른 전력손실을 먼저 보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렇게 사사건건 맞서는 것만이 능사가 아님을 북한도 이제 알고 있을 것이다. 마침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북-미 대화의 분위기도 조성되고 있느니 만큼 북한은 핵사찰 수용에서도 좀 더 유연한 자세를 보여 줄 필요가 있다.

대북 경수로 건설사업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누구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모든 관계당사자들은 이 사업이 성공하는 방향으로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한다. 특히 북-미 양측은 어떤 난관이라도 협상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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