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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7월 1일 19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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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교전 당시 북한 경비정의 기습적인 선제공격을 받은 우리 해군 함정이 대응사격을 하면서 북측에 발사한 총·포탄은 3900여발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1일 해군에 따르면 북 경비정 ‘등산곶 608호’의 선제사격을 받은 고속정 357호는 지휘관이 전사한 상태에서도 40㎜와 20㎜ 소구경포로 응사해 700여발의 실탄을 모두 다 썼다. 같은 편대 소속인 고속정 358호도 40㎜와 20㎜ 소구경포 1000여발을 발사했으며, 추가로 투입된 고속정 2척도 각 1000여발씩 총 2000여발을 북 경비정을 향해 쏟아부었다. 또 교전직후 전진배치된 초계함 2척은 76㎜포 40발과 40㎜포 160여발을 발사했다.
안기석(安基石·해군준장) 합동참모본부 작전차장은 “사건 현장에 있었던 고속정 편대장의 보고에 따르면 우리가 쏜 총·포탄 중 수백 발이 북 경비정에 명중해 함정 기능이 정지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의 공격을 받은 우리 고속정은 침몰했는데 북 경비정은 왜 격침되지 않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북 경비정은 85㎜포와 76㎜포 등 중화기로 일격에 치명적인 손상을 가한 반면, 우리 고속정은 소구경포 등 경화기를 장착하고 있었고 중화기로 무장한 초계함 2척이 작전에 합류했을 때는 북 경비정이 이미 유효사거리(8000m)를 벗어나 있었다는 게 해군 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군사전문가들은 초계함의 76㎜포와 40㎜포는 컴퓨터를 통해 자동발사되기 때문에 당시 유효사거리만 확보됐더라면 북 경비정을 충분히 격침시킬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즉, 좀 더 신속히 출동했더라면 상황은 달랐을 것이라는 얘기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