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도마오른 최규선-한나라 관계

  • 입력 2002년 5월 17일 18시 17분


스칼라피노 교수의 최씨 선처를 요청하는 내용의 탄원서
스칼라피노 교수의 최씨 선처를 요청하는 내용의 탄원서
“최규선(崔圭善) 사건이 또 터졌데, 끈질기구먼….”

17일 최규선씨가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와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 버클리대 로버트 스칼라피노 교수의 면담(지난해 6월)을 주선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 이 후보의 박진(朴振) 특보는 이렇게 말했다. 최씨가 당시 중요한 역할을 한 게 사실이라면 민주당이 그동안 주장해온 한나라당의 ‘최규선 커넥션’이 다시 논란의 핵심으로 부각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당장 이날 최씨가 이 후보의 핵심 측근들을 집중적으로 접촉한 사실이 드러났다며 최씨와 한나라당의 관계에 대한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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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규선씨, 李후보-스칼라피노 만남주선 논란

최씨가 유력 서울시장 후보였던 홍사덕(洪思德) 의원이 주최한 미군 용산기지 이전 문제 세미나 참석자를 섭외하고, 당 국제위원장인 정재문(鄭在文) 의원이 추진하던 이 후보 방미(訪美) 일정 조율에 관여했을 뿐만 아니라, 기획위원장이었던 윤여준(尹汝雋) 의원과 6, 7차례, 한나라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의 유승민(劉承旼) 전 소장과 4차례 만난 것으로 볼 때 최씨와 한나라당 사이에 특별한 거래가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었다.

또 같은 이유로 최씨가 윤 의원에게 2억5000만원을 전달했다는 설훈(薛勳) 의원의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민주당은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관계자들은 한 발 더 나아가 최씨가 만난 한나라당 인사가 이들 외에도 여럿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최씨가 한나라당에 접근한 시기가 ‘이회창 대세론’이 요지부동이던 2000년 가을(유 전 소장)부터 2001년 말(나머지 의원들) 사이여서 최씨가 특유의 친화력으로 이 후보 주위를 집중 공략했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그러나 한나라당 주장은 이와 다르다. 최씨가 이 후보 측에 접근하려 했던 것은 사실이나 실제 역할을 맡은 사실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이번에 문제가 된 이 후보와 스칼라피노 교수 면담만 해도 이 후보는 97년 2월 버클리대 동창회장 주선으로 만났고, 98년 2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도 식사를 같이 한 바 있어 최씨는 전화를 건 것 이상의 역할이 없었다는 게 한나라당 해명이다.

이 후보의 한 특보는 “1월말 이 후보의 미국 방문 때도 최씨는 독자적으로 이 후보와 스티븐 솔라즈 전 의원의 면담 주선을 시도하다 한나라당이 이미 두 사람의 일정을 잡아놓은 것을 알고 이 후보의 방미 계획이 취소됐다는 소문을 흘렸다”고 주장했다.

송인수기자 issong@donga.com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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