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대통령 자식인가"…홍업-홍걸 소환계기 시민들 탄식

  • 입력 2002년 5월 15일 18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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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대통령의 자식들인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2남 홍업(弘業)씨와 3남 홍걸(弘傑)씨에 대한 검찰의 소환 조사가 임박해지면서 시민들에게서 나오는 한탄의 소리다.

현직 대통령 자녀의 신분으로 형제가 한꺼번에 검찰 조사를 받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 그러나 역대 대통령의 자녀들은 부친의 후광이 주는 부담이나 특권의식을 슬기롭게 다스리지 못해 끊임없이 구설수에 오르고 검찰청을 들락거렸다.

고 박정희(朴正熙) 전 대통령의 아들 지만(志晩)씨는 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줄곧 방황하다 마약에 빠져 다섯번이나 구속됐다. 4번째 집행유예 판결을 받고 석방된 뒤 재기에 성공하는 듯했지만 지난달 29일 다시 히로뽕을 투약한 혐의로 구속됐다.

고 이승만(李承晩) 전 대통령의 양아들 강석(康石)씨도 한때 위세를 부리고 다녔지만 4·19혁명이 일어나자 권총으로 친부모 등 일가족을 모두 죽이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賢哲)씨는 특수신분을 이용해 국정에 개입하고 이권개입 등의 비리를 저질렀다. 직업도 없으면서 단지 대통령 아들이라는 이유만으로 문민정부 ‘소통령’으로 불리면서 막강한 권력을 행사한 그는 기업인 등에게서 66억여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구속됐다.

전두환(全斗煥) 전 대통령의 아들 재국(宰國)씨도 부친의 비자금 사건과 관련, 자신이 운영하는 출판사의 설립자금 출처 및 비자금 세탁 의혹과 관련해 조사받았다. 재국씨 등 3형제는 96년 12·12 및 5·18 사건 첫 공판에서 고 강경대(姜慶大)군의 아버지를 폭행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전 전 대통령은 아들 외에도 형, 동생, 사촌형, 사촌동생 등 친인척이 이권 개입 혐의 등으로 구속됐었다.

노태우(盧泰愚) 전 대통령의 딸 소영(素英)씨는 92년 19만2000달러를 해외로 밀반출한 혐의로 두 차례 검찰 조사를 받았다. 그는 또 96년 이양호(李養鎬) 전 국방장관 비리 사건에서도 검찰에 소환돼 고급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반지를 받은 사실에 대해 조사받았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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