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상봉]최고령자 안순영할머니 아들 상봉

  • 입력 2002년 5월 1일 20시 18분


“살아서 이렇게 보게 되니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

1일 북한의 아들을 만난 안순영 할머니(93). 이번 상봉자 중 최고령인 안 할머니는 목이 메어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속초항을 떠나기 전까지만 해도 “내가 아들 보려고 이렇게 건강했지”라며 머리를 매만지는 등 짐짓 여유를 부리던 안 할머니였지만, 막상 반세기 만에 아들을 마주하고 보니 나오는 건 울음뿐이었다.

50년 만에 어머니를 품에 안은 둘째아들 조경주씨(71)도 목이 메기는 마찬가지. 노모 앞에 엎드린 아들은 굵은 눈물을 떨구었다.

안 할머니는 아들 넷, 딸 넷 등 모두 8명의 자식을 두었지만, 그중 아들 셋은 이미 세상을 떠났다. 이날 상봉한 경주씨는 안 할머니의 마지막 남은 아들. 그래서 안 할머니는 더욱 서러웠다.

6·25전쟁 때 경주씨가 북한군에 끌려간 이후 안 할머니는 50년을 하루같이 밤 10시에 촛불을 켜놓고 아들이 돌아오기를 기도했다.

금강산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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