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 입원 안팎]빡빡한 일정 강행군에 피로누적

  • 입력 2002년 4월 10일 18시 28분


국군병원 경계강화
국군병원 경계강화
전윤철(田允喆) 대통령비서실장은 10일 기자들과 만나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일정이 빽빽이 적혀 있는 주간일정표를 내보이면서 “김 대통령의 입원이 과로 탓이므로 앞으로 일정을 축소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의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것은 지난달 31일. 김 대통령은 피로 탓에 일어나면서 다리를 삐끗했고 한동안 휠체어와 지팡이 신세를 져야 했다. 이때도 일정을 축소해야 한다는 건의가 있었으나 김 대통령은 대부분 예정대로 강행했다.

김 대통령은 지난 주말부터는 위장장애로 식사를 거의 하지 못했지만 8, 9일 잡혀 있던 모든 일정을 소화했다. 9일 오후엔 의료진이 국빈 만찬의 중단을 건의했으나 김 대통령은 “내 몸은 내 몸만이 아니다. 마음놓고 쉴 수 없다”며 행사시간만 다소 줄였다.

○…청와대는 10일 오전 김 대통령의 입원 사실과 건강상태 등을 상세히 발표했다. 어차피 알려질 일인데 정확히 공개하지 않으면 괜한 오해만 낳는다는 판단에 따른 것.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전 총재는 이날 박호성(朴浩成) 보좌역을 통해 김 대통령에게 쾌유를 비는 동양란을 보냈다.

▼청와대 의무실장 "일시적 증상…2~3일 치료받으면 회복"

장석일(張錫日) 청와대 의무실장은 10일 오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앞으로 2, 3일 가량 치료를 받으면 정상적으로 일정을 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다음은 장 실장과의 문답 요지.

-현재 김 대통령의 건강상태는 어떤가.

“간밤에 잘 주무셨고 바이털 사인(체온 호흡 맥박 혈압 등 기본적 건강측정 수치)도 양호하다. 아침에 식사도 조금 하셨다.”

-입원하게 된 직접적인 원인은 무엇인가.

“누적된 과로 때문이다. 어제 타르야 할로넨 핀란드 대통령과의 만찬 전부터 ‘쉬셔야 한다’고 거듭 건의했으나 김 대통령은 ‘준비된 일정을 다 마치고 보자’고 말씀했다. 그러나 만찬장에서도 거의 식사를 못하셔서 병원에서 검사와 치료를 받으시도록 한 것이다.”

-위장장애의 직접적인 원인은 무엇인가.

“대퇴부염좌에 대한 치료제의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퇴부염좌의 치료약은 무엇이었나.

“일반적인 소염제에 소화제를 섞어 투여했다.”

-김 대통령은 언제쯤 정상적인 일정에 복귀할 수 있나.

“2, 3일 정도 뒤로 예정하고 있다.”

-앞으로 김 대통령의 일정을 근본적으로 재조정할 필요는 없는가.

“의학적 소견으로 현재 일정이 과도한 것이 사실이다. 휴식이 부족했다. 아마도 일부 일정을 조정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퇴부염좌와 위장장애 이외의 다른 증세는 없나.

“과로로 인한 피로감이 누적돼 있다.”

-일시적인 증상인가.

“일시적인 것이다.”

-평소 김 대통령의 건강체크는 어떻게 하나.

“내가 아침저녁으로 뵙고 간단한 체크를 하고 주기적으로 주치의(허갑범·許甲範 박사)가 검진을 한다.”

이철희기자 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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