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 안팎으로 예상되는 최고위원직 경선은 하순봉(河舜鳳) 김기배(金杞培) 의원 등 이 총재의 측근들과 최병렬(崔秉烈) 서청원(徐淸源) 강재섭(姜在涉) 의원 등 비측근 중진그룹의 세 대결이 치열하게 전개될 조짐이다.
하, 김 두 의원은 지난 4년 동안 이 총재의 핵심측근으로 원내외 지구당위원장들에 대한 장악력을 높여왔고, 하 의원은 1위를 차지할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집단지도체제가 사실상 측근들에 의한 ‘관리체제’가 되는 게 아니냐는 시선도 없지 않으나 김 의원 등은 “당당히 대의원들의 심판을 받겠다”고 말하고 있다.
최 의원은 “우리 당 대의원들이 (총재의 측근이라 해서 표를 몰아줄 만큼) 그리 어리석지 않다”고 단언했다. 주변에서는 차제에 대선 이후의 당권을 겨냥해 전면적인 세 결집에 나서야 한다고 권유하고 있지만 최 의원은 아직 때가 아니라고 판단하는 듯하다.
또 ‘노무현(盧武鉉) 돌풍’을 막기 위한 ‘영남강화론’이 먹혀들 경우 대구 경북(TK)의 차기 주자로 꼽히는 강 의원이 그동안의 관망적 자세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TK 지분 확보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그는 “젊은 최고위원들이 많아야 한다”고 말해 세대교체 그룹간 연대도 모색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대선후보의 경우 이 총재 외에 경선의 모양새를 갖출 만큼 득표력이 있는 후보가 나설지 주목된다. 김덕룡(金德龍) 의원은 이에 대해 언급을 회피하고 있으나 그가 탈당을 유보하고 경선 연기를 요구하고 나서자 ‘공정 경쟁’ 보장을 전제로 출마를 검토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부영(李富榮) 의원은 28일부터 2박3일간 지리산 산행을 가진 뒤 다음주 초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