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틀어진 비주류 설득놓고 깊은 시름

  • 입력 2002년 3월 8일 18시 47분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가 박근혜(朴槿惠) 의원 탈당 이후 당내 동요를 진정시키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탈당이 ‘초읽기’에 들어간 김덕룡(金德龍) 의원과 함께 7일 부총재직을 사퇴한 강삼재(姜三載) 의원의 독자 행보를 그대로 방치할 경우 당내 혼란은 더욱 증폭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총재측은 특히 김 의원이 탈당할 경우 당의 개혁적 색깔이 퇴색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 총재는 최근 개혁성향이 강한 소장파 의원들의 방문을 받고 “김 의원은 반드시 붙잡아야 한다”며 김 의원 설득을 위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지만, 김 의원을 설득할 마땅한 카드가 없어 고심하고 있는 분위기다.

김 의원을 붙잡기 위해선 ‘이번 전당대회에서 집단지도체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김 의원의 요구사항을 받아들여야 하지만 당내 중진그룹들의 반발 또한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한 중진 의원은 “박근혜 의원의 탈당을 감수하고 전당대회 일정을 추진 중인데, 김 의원을 달래기 위해 또다시 이를 번복한다면 대다수 당원들이 당 지도부를 어떻게 보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이 총재 주변에서는 김 의원의 탈당을 막기 위해선 김 의원의 주장을 수용하는 방법밖에 없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한편 이 총재 측은 강 의원의 경우 김 의원과는 달리 설득의 여지가 남아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 총재 측은 강 의원이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의 의중을 대변하고 있을 것이라는 판단 아래 최대한 YS와의 관계개선에 주력하면서 강 의원을 끌어안으려 하고 있다. 하지만 강 의원은 여전히 독자행보를 계속할 입장이어서 결과는 미지수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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