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토론회에서는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이 고문의 97년 대선 당시 경선 불복 등 정치적 정체성 문제에 대한 다른 후보들의 공격이 집중됐다.
김근태 고문은 “90년 3당 합당 때 합류한 것은 지역대결 구도에 편승한 것 아닌가”라고 물었고 한 고문도 “당을 옮겨 다니면서도 정체성을 말할 수 있는가”라고 따졌다. 김중권 고문도 “97년 경선 결과에 불복한 근거가 무엇이냐”며 이 고문을 몰아 세웠다.
이에 대해 이 고문은 “분단국가에서 두 아들을 군대에 보내지 않은 사람이 97년 당시 여당 후보였다”며 “내가 출마한 것은 경선불복이 아니라 당시 여당 후보에 대한 국민적 지지가 급락한 데 따른 필연이었다”고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의 책임론을 폈다.
이 고문은 “민주적 정통성은 국민의 지지가 유일한 근거”라고 자신의 정통성을 거듭 주장했고 이에 대해 한 고문 등이 “군사정권도 선거에서 많은 표를 얻어 다수당이 되곤 했는데 그런 정통성도 인정하느냐”며 재차 반박해 한때 어색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박근혜(朴槿惠) 부총재의 한나라당 탈당에 따른 정계개편 가능성에 대한 평가도 후보마다 엇갈렸다. 김근태 김중권 고문은 “박 부총재의 탈당이 지역대결 구도로 가는 것에 반대하며 성공할 수도 없다”고 했고 이 고문은 “대선구도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 고문은 “정치권 전반에 영향을 줄 것인 만큼 그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