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식에 갔던 의원들 "참석한 게 전부" 해명

  • 입력 2002년 2월 28일 18시 44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막내 처남 이성호(李聖鎬)씨는 28일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실에 해명서를 보내 ㈜핸디텍코리아 투자유치 관여설을 극력 부인했다.

그는 해명서에서 “민주당 소속 의원들과 정부 고위직 인사가 참석한 것은 차중덕(車重德) 사장이 개인적 친분관계에 의해 초청한 것이다. 김윤기(金允起) 전 건설교통부장관은 행사장에서 처음 만나 인사를 나눴을 뿐이다”고 주장하면서 “이같은 사실이 과장보도된 데 대해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행사에 참석했던 의원들도 한결같이 “까마득히 잊고 있었다. 곰곰이 기억을 떠올려보니 잠깐 참석한 적은 있으나 그게 전부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참석 경위에 대해서는 이씨의 해명과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김원길(金元吉) 의원은 “나는 이씨와 서울대 상대 선후배 사이고, 차중덕씨는 이씨와 경복고 선후배 사이다. 나 자신도 고교시절부터 차씨를 알고는 지냈지만 친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언젠가 이씨가 ‘차씨가 창업식을 갖는다. 한번 와달라’고 해 간 적이 있다. 5분 가량 참석했다”고 말했다.

설훈(薛勳) 의원도 “이씨를 잘 안다. 잘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이씨가 직접 전화한 것 같지는 않고 누군가 이씨 얘기를 하면서 한번 가보자고 했던 것 같다. 그리곤 까마득히 잊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씨는 호인이라, (핸디텍코리아가) 그의 이름을 빌려서 뭔가 하려 했던 것 같기도 하고…”라고 덧붙였다.

정대철(鄭大哲) 의원측도 “정 의원은 이씨와 워낙 친한 사이”라며 “이씨가 꼭 참석해 축사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해 행사장에 가서 인사말을 했을 뿐이다”고 말했고, 김경재(金景梓) 의원측도 “김 의원은 평소 이씨와 친하게 지내던 사이”라고 말했다.

또 박상규(朴尙奎) 의원측은 “박 의원이 다른 약속 때문에 호텔에 갔다가 우연히 의원들을 만나게 돼 엉겁결에 행사장에 잠깐 들어갔다 나왔다”고 해명했다.

총리 화환을 들고 갔다는 이택석(李澤錫) 총리비서실장은 “차씨는 과거 ‘연대 점백이’로 유명했던 야구선수였고 한양대 감독도 했던 고교 후배다. 그의 형과는 친구 사이다”며 “총리 화분 하나 보내달라고 해 총리에겐 말도 않고 난을 하나 보냈고 잠깐 인사만 하고 나왔다”고 말했다. 김윤기 전 장관은 연락이 되지 않았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