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의원, 부시를 惡의 화신 지칭 물의

  • 입력 2002년 2월 18일 18시 18분


민주당 송석찬(宋錫贊) 의원이 18일 국회 본회의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을 ‘악의 화신’이라고 지칭해 논란을 빚었다.


송 의원은 이날 미리 배포한 질문 원고에서 “북한을 ‘악의 축’으로 몰아 한반도 분단을 고착화시키려는 ‘악의 화신’인 부시 대통령의 계획에 편승해 대권욕을 채우려는 이회창(李會昌) 총재의 ‘악의 뿌리’를 제거할 의지가 있는지 말해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송 의원은 실제 질문에서는 이 중 ‘부시 대통령’이라는 대목은 읽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방한을 하루 앞둔 외국 정상을 막말로 매도하는 것은 상식 밖의 외교적 결례”라며 “송 의원은 정치적 도덕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그의 의원직 사퇴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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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金大中) 대통령도 송 의원의 발언에 대해 “우방 정상의 방한을 앞두고 대단히 적절치 않은 내용”이라며 민주당 지도부에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전했다.

송 의원은 발언이 물의를 빚자 이날 오후 뒤늦게 “‘악의 화신’이라는 표현과 부시 대통령의 연두 국정연설을 북한에 대한 선전포고였다고 한 대목은 잘못됐다”고 공개 사과했다. 한편 이만섭(李萬燮) 국회의장은 “송 의원의 발언 중 문제 부분을 19일 여야 총무 협의를 거쳐 속기록에서 삭제하겠다”고 말했다.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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