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무위-재경위 “금융당국 이형택비호 없었나”

  • 입력 2002년 2월 8일 18시 27분


8일 국회 정무위와 재정경제위에서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처조카인 이형택(李亨澤)씨가 이용호(李容湖)씨의 조흥캐피탈 인수에 개입하는 과정에서 불거져 나온 금융당국의 비호와 특혜 의혹이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정무위에서 한나라당 엄호성(嚴虎聲) 의원은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이용호씨의 KEP전자는 조흥캐피탈 인수과정에서 인수제안서와 달리 본 계약 체결일인 2000년 10월30일보다 한 달이 지나서야 잔금을 결제했고, 돈의 출처도 대양상호신용금고로부터 불법대출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수 여력도 없는 이용호씨가 이형택씨를 통해 로비와 압력으로 조흥캐피탈을 인수했다는 얘기였다.

민주당 박주선(朴柱宣) 의원은 “이용호씨 사건이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전에도 위성복(魏聖復) 조흥은행장의 조직적 개입 징후가 충분히 감지될 수 있었다”며 “금감원이 조치를 취하지 않은 이유가 뭐냐”고 추궁했다. 그는 또 이형택씨가 이용호씨를 대리해 금감원 직원들을 상대로 로비를 했을 가능성도 조사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조흥은행 측은 “조흥캐피탈 매각결정은 부행장 2명, 상무 1명 등 상임이사 3명과 비상임이사 2명 등 5명으로 구성된 전담반에서 했으며 위 행장은 사후에 보고를 받고 결재했을 뿐이다”며 “정당한 공개입찰로 매각했다”고 해명했다.

재경위에서 한나라당 홍준표(洪準杓) 의원은 “150조원에 이르는 공적자금의 상당부분이 이형택씨가 예금보험공사 전무로 재직 중이던 1999∼2000년에 지출됐다”며 “공적자금 비리의 핵심은 이씨”라고 몰아붙였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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