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통외통위 한나라 "對국민 사과하라" 정회…퇴장…

  • 입력 2002년 2월 7일 18시 17분


삿대질 - 민주당 임채정 의원(왼쪽) 한나라당 김용갑 의원(오른쪽)
삿대질 - 민주당 임채정 의원(왼쪽) 한나라당 김용갑 의원(오른쪽)
“금강산 사업은 경제사업과 평화사업의 양면성이 있다.”

7일 열린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는 정세현(丁世鉉) 통일부장관의 이 말 한마디로 파행을 겪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일제히 정 장관의 발언을 문제삼고 나섰다. 김용갑(金容甲) 의원이 선두에 섰다. 김 의원은 “정부가 그동안 금강산사업을 경제사업이라고 하더니 이제 와서 평화사업이라고 하고 있다”며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한 발 더 나아가 “변명조 답변은 들을 수 없으니 회의를 중단하고 사과를 한 뒤 회의를 속개하자”며 정회를 요구했다.

유흥수(柳興洙) 의원도 “수익성이 있으면 경제사업이고, 수익성이 없어지면 평화사업이 되는 것이냐”고 몰아붙였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오늘 금강산 사업에 대한 보고는 접수할 수 없으니 속기록에서 삭제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민주당 임채정(林采正) 유재건(柳在乾) 김성호(金成鎬) 의원 등이 나서 “우리는 생각이 다르니 질의를 계속하자”고 재촉했지만, 한나라당 소속인 박명환(朴明煥) 위원장은 “음식 맛이 떨어지면 주방장을 바꿔야지 간판만 바꾸면 되느냐”며 정회를 선포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퇴장하자 민주당 의원들은 한나라당 의원들을 격렬히 성토했다. 김성호 의원은 “자기들 맘대로 보고를 듣고 안 듣고를 결정하고…”라며 말을 잇지 못했고, 유재건 의원은 “우리가 너무 유하게 나오니까 저 사람들이…”라며 흥분했다. 또 임채정 의원은 “이회창(李會昌) 총재의 방미(訪美) 발언을 문제삼을까봐 한나라당 의원들이 일부러 판을 깼다”고 주장했다.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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