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총재는 총재단회의에서 “권 의원의 사정이 워낙 급박해 붙잡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지만 출마를 허락한 것 자체가 권 의원 쪽에 힘을 실어준 게 아니냐는 관측이 바로 당내에서 제기됐다.
정 의원과 이 의원 진영도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7일 공식 출마를 선언할 예정인 정 의원은 “경선운동 과정에서 권 의원이 이 총재와 가깝다는 점을 내세운다면 이 총재에게 누를 끼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울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서도 ‘이심’논란이 빚어졌다. 이 총재의 특보였던 진영(陳永) 용산지구당 위원장이 홍사덕(洪思德) 의원 진영에 참여하자 이명박(李明博) 전 의원 측이 “이 총재가 홍 의원을 미는 게 아니냐”고 문제삼은 것. 결국 진 위원장은 “지난해 총재 특보직을 사임했다”는 해명자료까지 돌렸다.
한편 이 총재가 2000년 16대 총선 공천파동의 책임을 지고 당직에서 물러났던 윤여준(尹汝雋) 의원을 기획위원장에 기용한 것은 5일 민주당 김근태(金槿泰) 상임고문이 국회 대표연설에서 자신의 아들 병역문제를 거론한 것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는 후문이다.
이 총재는 ‘복심(腹心)’인 윤 의원을 핵심당직에 복귀시켜 민주당 측의 공세에 대응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