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잇단 별세-직위 상실… 한나라 원내 ‘단독 절반’

  • 입력 2002년 1월 27일 18시 28분


최근 잇따른 의원들의 별세와 의원직 상실은 한나라당이 국회 재적의원의 꼭 절반을 차지하는 결과를 낳았다. 이는 한나라당이 민주당과 자민련 등 다른 정당의 어떤 법안 처리도 막을 수 있는 ‘부결권’을 확보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국회법상 재적의원 정수는 273명. 그러나 한나라당 손태인(孫泰仁), 민주당 심규섭(沈奎燮) 의원이 최근 별세한 데다 민주당 장성민(張誠珉) 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함에 따라 현재 재적의원은 270명이다.

이중 한나라당 소속의원은 135명. 제1야당이 단독으로 원내 ‘절반’을 차지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물론 아직은 한나라당 독자적으로 국회 본회의에서 각종 안건을 표결처리로 통과시킬 수는 없다. 반대로 한나라당의 동의 없이는 어떤 안건도 국회 통과가 불가능하다. ‘가부 동수일 경우 부결’이라는 원칙 때문이다. 민주당 소속 의원은 116명이고 자민련은 15명, 민국당과 무소속이 각각 2명이다.

아무튼 이제 다른 당이나 무소속 의원 1명의 동조만 얻으면 원내 과반수 확보가 가능하게 됐다는 점에서 한나라당의 원내 주도권은 더욱 강화됐다. 2야(野) 공조에 대한 부담도 그만큼 던 셈이다. 반면 자민련의 캐스팅 보트 역할은 상대적으로 약화됐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조심스럽다. 원내에서의 권한이 커진 만큼 정국 운영에 따른 책임 또한 무거워진 것임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지난해 말 교원정년 연장과 건강보험재정 통합유보를 추진하다 여론의 역풍을 맞았던 것을 뼈아프게 생각하고 있다.

이상득(李相得) 사무총장이 “우리 당이 일방통행식으로 국회를 운영하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고 다짐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정용관기자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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