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김홍일공세' 호흡조절 "DJ 자극할 필요있나"

  • 입력 2001년 11월 22일 18시 31분


한나라당은 22일 민주당 김홍일(金弘一)의원이 진승현(陳承鉉) 전 MCI 코리아 부회장과 만난 적이 있는 것으로 언론에 보도됐는데도 김 의원에 대한 직접 공세를 자제했다. 주요 당직자들도 이날은 김 의원에 대한 언급을 피했다.

그동안 “김 의원은 조폭 대부”(20일 권철현·權哲賢 대변인) “상당수 국민은 김 의원이 의원직을 내놓고 현 정권이 끝날 때까지 (미국에서) 돌아오지 않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21일 장광근·張光根 수석부대변인)며 연일 직격탄을 날리던 것에 비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따라서 한나라당의 기류가 달라진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김 의원 문제에 대해 한나라당이 신중한 태도로 돌아선 것은 우선 권력형 비리 연루 의혹을 뒷받침할 만한 구체적인 물증이 없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내년 대선을 앞두고 중립지대에 묶어 둬야 할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을 지나치게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점도 전략적으로 고려됐다는 후문이다. 그렇다고 한나라당이 칼을 완전히 거둔 것은 아닌 것 같다. 한나라당이 국가정보원장과 검찰총장의 사퇴 시한으로 정한 이달 말까지 김 대통령이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김 의원 카드를 다시 꺼내들 가능성도 없지 않다.

<정연욱기자>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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