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후보 ‘조기가시화’ 반응]이인제측 “불가피한 선택”

  • 입력 2001년 10월 26일 18시 09분


대선 후보 조기가시화 문제가 수면 위로 급부상하자 민주당 내 대선 예비 후보 진영의 반응은 크게 엇갈리고 있다.

오래 전부터 후보 조기선출을 주장해온 이인제(李仁濟) 최고위원 진영은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환영하는 분위기인 반면 한화갑(韓和甲) 김근태(金槿泰) 최고위원 진영은 “후보 조기가시화는 현재 여권이 처한 사태의 본질을 회피하는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 최고위원측 관계자는 “후보 조기가시화는 당연한 것”이라고 하면서도 “그러나 우리가 나서서 후보 조기가시화를 주창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말해 여권 내에서 자연스럽게 이 논의가 제기되기를 기대하는 표정이었다.

하지만 한 최고위원측은 “대선이 아직도 1년 넘게 남았는데 후보를 가시화하면 권력누수현상을 가속화할 수밖에 없다”며 반대했다. 김원기(金元基) 최고위원도 “이반된 민심을 돌이키는 것과는 관련이 없는 것 아니냐”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근태 최고위원은 “재·보선 참패의 원인은 근본적으로 민심 이반”이라며 “한광옥(韓光玉) 대표 개인으로서는 불행하지만 용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해 인적쇄신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내에서는 후보 조기가시화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가신그룹인 동교동계의 생존전략과 연계시켜 보는 시각도 있다. 개혁 성향의 한 당직자는 “후보 조기가시화는 이인제 최고위원측과 동교동 구파가 ‘공생’하겠다는 발상”이라고 잘라 말했다.

후보 조기가시화 논의가 어떤 식으로 정리되든 각 대선 예비주자 진영은 이미 경선을 향해 본격적으로 각개약진할 태세여서 여권은 점차 경선의 소용돌이에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윤영찬·정용관기자>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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