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률의원 "정사장, 호남인맥서 김의원 이상의 존재"

  • 입력 2001년 10월 19일 23시 12분


한나라당 안경률(安炅律) 의원은 19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그동안 ‘이용호 게이트’와 관련해 ‘여권 K의원’으로 언급되던 민주당 김홍일(金弘一) 의원의 이름을 처음 거론했다.

그러나 안 의원은 김 의원이 이용호 사건에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대해선 말하지 않았다. 대신 대학교 선후배 사이인 모 기업체 스포츠단 정학모(鄭學模) 사장과 절친한 사이이고 이 사건과 관련해 구속된 여운환(呂運桓)씨와 자주 만났다는 주장을 폈다.

안 의원은 특히 “정 사장은 호남인맥에서 김 의원 이상의 존재로 알려져 있다”며 정 사장이 대형공사 수주에 개입해 리베이트를 챙겼다는 두 건의 의혹을 제기했다.

두 건의 의혹은 모두 E건설이 혜택을 받은 것으로 소개됐다. 이 회사는 오너가 호남 출신으로 정 사장과 가까운 사이라는 게 안 의원의 주장. 안 의원측은 “정 사장이 개입했다는 확실한 정보를 갖고 있다”고 밝혔으나 그 근거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지는 않았다. 또 리베이트가 공사 금액의 3%라는 수치에 대해선 “하도급 공사의 관행이 그렇다”고 설명했다.

안 의원은 지난해 6월 한국통신이 한솔엠닷컴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2조원의 차액이 여권의 대선 비자금이라는 의혹도 제기했다. 당시 한솔엠닷컴의 주가가 계속 하락해 2만원대까지 떨어졌는데도 공기업인 한국통신이 2조4000억원이나 들여 주당 3만원이 넘는 가격에 인수한 것은 특혜이며 그 차액의 행방이 묘연하다는 것.

이에 대해 민주당 김효석(金孝錫) 의원은 보충질문에서 “한국통신이 한솔엠닷컴을 인수할 때 주당 시장가격인 2만7000원보다 21% 비싼 3만2725원에 인수한 것은 경영권도 함께 확보하는 조건이었기 때문에 당연하다”며 “인수합병(M&A)을 이해한다면 그 같은 주장을 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SK텔레콤이 신세기통신을 인수할 때도 이와 비슷한 수준의 프리미엄이 붙었다”고 덧붙였다.

안 의원은 보충질문에서 “정사장이 지금 맡고 있는 대한올림픽위원회(KOC) 부위원장 자리에 누구 추천으로 가게 됐느냐. 최근 각종 비리와 관련해 정사장의 이름이 오르내리자 자신이 부위원장으로 있다는 사실에 대해 직원들에게 함구령을 내렸다는데 사실이냐”고 물었다.

민주당 장영달(張永達)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의 아들이 문제를 빚었기 때문에 김 의원은 지극히 조심하면서 살고 있다”며 “시중에 떠도는 얘기라고 다 얘기하면 끝이 없다”고 반박했다.

또 민주당 최선영(崔善榮) 의원은 보충질문에서 “야당의 행태는 정치적 살인행위”라고 비난했다.

<김정훈기자>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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