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측, 김중권대표 당무거부 확대해석 경계 "과로하는데… "

  • 입력 2001년 8월 27일 19시 19분


청와대측은 27일 민주당 김중권(金重權) 대표의 일시 ‘당무 거부’가 자칫 당-청와대간의 갈등 파문으로 비칠 것을 우려, 진화에 부심하는 모습이었다.

남궁진(南宮鎭) 정무수석은 이날 김 대표와 통화한 뒤 바로 기자들과 만나 “김 대표는 과로로 출근하지 않은 것일 뿐 그 외에는 아무 것도 없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남궁 수석은 김 대표의 서울 구로을 재선 출마를 둘러싼 당-청와대간의 갈등설에 대해서도 “잘못된 얘기다. 김 대표는 당이 어떻게 승리하느냐를 고민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청와대 내부적으로는 ‘김 대표의 측근 인사들이 일과성 해프닝으로도 볼 수 있는 사안을 구로을 재선과 연결시켜 의미를 증폭시키는 등 무리한 대응을 하고 있다’며 못마땅해하는 시각이 많다.

청와대 일각에서는 김 대표의 불만표출을 당 대표직 문제와 관련 있다고 보는 관측도 유력하다. 한 핵심 관계자는 “김 대표가 대표직을 유지하고 재선거에 나가는 것은 문제가 있지 않느냐는 뜻이 직간접으로 김 대표에게 전달된 것으로 안다”며 “김 대표의 한때 당무거부는 이 같은 상황과 무관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여권 내에서 국무총리 대통령비서실장 당대표 등 이른바 빅3를 포함, 당정개편 문제가 진지하게 검토됐으나 반발 기류가 만만치 않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의 출근 거부는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둔 ‘무언의 시위’로 풀이된다는 얘기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임동원(林東源) 통일부장관의 거취도 당정개편과 관련해 청와대가 고심하는 대목”이라며 “김 대표 문제의 처리는 단순히 구로을 재선 출마 문제뿐만 아니라 여권 전체 진용 변화와 맞물려서 해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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