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보수중진들 별도모임 결성

  • 입력 2001년 4월 8일 23시 27분


한나라당 내에서 보수성향을 띠는 것으로 인식되는 다선 중진의원 15명이 최근 모임을 갖고 주요 현안에 대해 ‘당의 다수’를 대변하기로 해 주목된다.

최병렬(崔秉烈)부총재와 김종하(金鍾河) 박관용(朴寬用) 유흥수(柳興洙) 김태호(金泰鎬) 이상배(李相培) 김용갑(金容甲)의원 등은 4일 모임을 갖고 “당이 소장파의원 등 소수의 목소리에 휘둘리고 있다”는 데에 공감하고 이같이 의견을 모은 것으로 8일 알려졌다.

이들은 이번주 내에 다시 만나서 ‘소수의 목소리’에 맞서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을 모색할 계획인데 별도의 모임을 결성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임이 결성될 경우 1차로 30명 정도의 중진 의원들이 참여할 것으로 전해졌다. 4일 모임에 참석했던 한 의원은 “일부 초 재선 의원들의 국가보안법 개정 주장은 소수 의견에 불과한데도 마치 많은 의원들이 동조하고 있는 것처럼 비쳐지고 있다”고 말하고 “이런 점들을 바로잡기 위해 그동안 침묵을 지켜온 중진들이 나서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김덕룡(金德龍)의원을 비롯한 극히 일부 의원들의 개헌 주장에 대해서도 대다수 의원들이 반대하면서 아무도 나서지 않고 있다”며 “차라리 당내에서 개헌문제를 공론화해 결론에 모두가 승복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중진의원은 “모임에 나온 의원들 중 다수가 이회창(李會昌)총재와 가까운 편이어서 이총재의 ‘친위조직’을 만드는 것이 아니냐는 오해를 받을 수 있어 주요당직을 맡고 있는 의원들은 배제키로 했다”며 “이총재와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총재의 당운영방식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도 있었고, 지금처럼 당이 움직여서는 내년 대선에서 어렵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나왔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총재는 최근 이들이 별도의 모임을 추진 중이라는 사실과 그 취지를 간접적으로 보고받았으며, 모임을 전후해서는 이총재와 가까운 하순봉(河舜鳳) 양정규(梁正圭)부총재 등과 이들 사이에 교감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훈기자>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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