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1년 3월 4일 18시 32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한국측에 미국의 국가기밀을 넘겼다가 간첩죄로 징역 9년형을 선고받고 4년반 째 복역 중인 한국계 미국인 로버트 김(한국명 김채곤·61)씨가 동아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자신의 사면을 위해 조국이 나서줄 것을 호소했다.
김씨는 지난달 25일 수감 중인 펜실베이니아주 앨런우드 연방교도소에서 전화로 이루어진 인터뷰에서 “비록 미국 시민이 됐지만 제 조국은 한국”이라면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사심없이 조국을 돕다가 여기(교도소)에 와 있는 저에게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미 해군정보국에서 컴퓨터 정보분석관으로 일하던 김씨는 국가기밀 39건을 주미한국대사관 무관에게 건네 준 혐의로 96년 체포돼 이듬해 징역 9년과 보호감찰 3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김씨가 수감된 후 한국 신문과 인터뷰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관련기사▼ |
한편 김씨의 석방과 사면을 위해 애쓰고 있는 ‘로버트 김 미주후원회’는 4일 곧 미국 방문에 나설 김 대통령에게 김씨의 석방을 위해 한국 정부가 적극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미주후원회 공동대표 장기봉씨(45)는 “조국을 위해 일했던 우리의 동포가 이국의 감옥에 방치되고 있는데도 한국 정부는 이를 방관하고 있다”면서 “6, 7일 이틀 동안 워싱턴의 주미한국대사관 앞에서 김씨의 석방을 촉구하는 피켓시위를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씨는 “시위 장소는 백악관 앞이 될 수도 있다”면서 “미국 내 30여개 한인단체로부터 받은 로버트 김 석방 탄원 서명을 김 대통령에게 전달해 김 대통령이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언급해 달라고 부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주후원회는 또 조만간 한국 국회의원들에게 김씨의 석방을 위해 나서달라는 호소문을 전달하는 한편 김씨에 대한 한국 정부의 방침 표명을 요구하는 서한을 청와대로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김씨의 석방 노력을 주도해온 국내의 ‘로버트 김 석방위원회’는 14일 일본 도쿄(東京)에서 열리는 세계 한인연합회 총회에 참석해 김씨의 석방을 요청하는 탄원서명을 받고 전세계 한인동포의 도움을 요청할 계획이다.
<이종훈기자·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