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전투기·공격헬기 기종결정 연말로 연기

  • 입력 2001년 2월 19일 16시 36분


올해 7월과 9월로 예정된 공군의 차세대 전투기(FX)사업과 육군의 차세대 공격헬기(AHX)사업의 기종결정 시기가 11월이후 연말로 늦춰질 전망이다. 또 공군의 차기 대공미사일(SAMX)사업도 연내 기종결정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 고위관계자는 19일 "FX나 AHX사업 모두 각각 4개 후보기종 간에 성능의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데다 워낙 규모가 커 고려할 요소가 한두가지가 아니다"며 "당초 일정보다 많이 늦어져 연말에나 기종이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도 "무기도입사업은 단순히 기술적, 경제적 요소만으로 결정될 수 없다"면서 "10월 서울 국제에어쇼 이전에 기종이 결정될 경우 탈락업체의 에어쇼 불참이 우려되고 10, 11월경 열릴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 결과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고고도 방공망을 위한 SAMX사업이 과연 긴급하냐는 문제도 신중하게 재고할 필요가 있다"며 "더욱이 미국의 패트리어트 미사일만이 단일후보로 올라있는 상태에선 오해의 소지가 있는 만큼 일단 사업추진을 유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정부가 △ FX에 4조2000억원 △AHX에 2조1000억원 △SAMX에 2조300억원이 소요되는 올해 신규 전력증강사업의 추진일정을 전면 재조정하겠다는 방침을 내비친 것으로, 한국이 무기도입에 주도권을 갖고 한미간 대북(對北)공조를 유리한 방향으로 이끄는 한편 도입무기의 가격인하 등 다목적 효과를 거두겠다는 전략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FX 기종결정이 늦춰지고 SAMX사업이 유보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사업을 추진해온 공군 일각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공군 관계자는 "FX 기종 결정을 늦추려 하면서 논란이 많은 육군의 AHX사업은 예정대로 해외 시험평가에 나선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철희기자>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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