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P만찬회동 이모저모

  • 입력 2001년 1월 9일 00시 31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자민련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의 8일 만찬회동은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오후 6시반부터 8시까지는 부부동반으로 만찬회동을 했고, 오후 8시부터 30분 동안 단독회동이 이뤄졌다.

○…만찬회동이 끝난 뒤 JP는 만찬장에 들어온 박준영(朴晙瑩)대통령공보수석비서관과 민주당 김영환(金榮煥), 자민련 변웅전(邊雄田)대변인에게 “모든 게 잘됐다. 원래 합의문대로 했다. 97년 양당이 합의해서 공동정권을 이룩한 초심(初心)으로 돌아가서 대통령 임기 마지막까지 유종지미(有終之美)를 거두기로 했다”고 설명.

JP는 신당동 자택에 도착, 기다리고 있던 자민련 당직자들이 “어땠습니까”라고 묻자 “좋았어. 앞으로 모든 일을 상의해서 처리하기로 했어”라며 만족감을 표시했다고 한 고위당직자는 전했다.

○…변대변인이 만찬장에서 JP의 짤막한 설명을 듣고 “두 시간 동안 이것밖에 말씀 안 하셨습니까”라고 묻자 JP는 “우리 둘은 얼굴만 봐도 다 아는데 뭘…”이라고 답변.

변대변인은 “우리가 들어가 있으면 대통령 내외분이 들어오시는 게 상례인데, 오늘은 만찬장에 도착했을 때 대통령 내외분이 서서 맞이하셨다”고 소개. 그는 또 “김대통령이 노벨평화상 수상기념 회중시계를 김명예총재 내외분께 선물했다”고 전언.

박수석도 “두 분이 시작할 때부터 편안한 마음이었지만, 끝난 후에도 밝은 표정이었다”고회동분위기를 전했다.

○…JP는 만찬 시작 10분 전에 청와대에 도착, 한광옥(韓光玉)대통령비서실장 등의 영접을 받고 만찬장으로 이동해 김대통령과 폭설 등을 화제로 잠시 환담.

노란색 서류봉투를 들고 만찬장에 입장한 JP는 “노벨평화상 타신 것을 축하드립니다”라고 인사했고, 김대통령은 “감사합니다. 20년 만에 큰 눈, 서설(瑞雪)이 내렸습니다”라고 화답.

김대통령은 이어 “해방 이후 서울에 올라왔는데 눈이 많이 와 전찻길이 막혀 돈암동에서 서대문 영천까지 걸어간 적이 있다”고 회고하자, JP도 “예전에는 영하 24도까지 내려가 입을 열면 성에가 나오고 세수를 하려면 수돗물을 녹여서 했는데 지금은 내려가도 영하 13∼15도”라고 말을 받았다.

JP는 자신의 생일인 7일 이수성(李壽成)전 총리 등과 술을 마신 얘기를 꺼낸 뒤 “71년에는 스칸디나비아산 위스키를 입도 안 떼고 1병을 마실 정도였다”며 박정희(朴正熙)대통령 시절 중앙정보부장을 지낸 김형욱(金炯旭)씨 등과 함께 술을 마신 회고담을 얘기하기도 했다.

<박성원·김정훈기자>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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