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시각차]與"국회도 나서야" 野"환상에서 깨어야"

  • 입력 2000년 11월 15일 09시 51분


14일 국회 통일 외교 안보분야 대정부 질문에서는 남북관계에 대한 여야의 시각차가 그대로 드러났으며 이로 인해 ‘남북 갈등’ 해소 노력 못지않게 ‘남남 갈등’ 해소가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민주당 의원들은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평화체제 구축 등 남북관계의 ‘업그레이드’를 정부에 촉구한 반면 한나라당 의원들은 “환상에서 깨어나야 한다” “공산화 계획이 본격화되고 있다”며 정부의 대북 정책을 맹비난했다. 민주당 장영달(張永達)의원은 “남북정상회담은 국민의 정부가 온갖 난관을 무릅쓰면서도 일관되게 추진해온 대북 포용정책이 낳은 빛나는 결실로 전세계가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적 결실에 경의와 찬사를 보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유재건(柳在乾)의원도 “남북정상회담으로 촉발된 이산가족 상봉문제 경협문제 등 민족문제를 해결하는 데 우리 국회는 너무도 한 일이 없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가세했다.

반면 한나라당 의원들은 남북관계에서 정부가 북쪽에 일방적으로 끌려다니고 있다고 질타했다.

김종하(金鍾河)의원은 “화해의 가면을 쓰고 철저하게 위장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북한을 ‘짝사랑’만 하는 이 정권에 어떻게 국민의 생명과 국가의 안보를 맡기겠느냐”고 반문한뒤 “남북 정상이 한번 만났다고 해서 ‘동토의 땅’이 갑자기 ‘평화의 강물’이 된다는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북정상회담 성사 이후 “이제 전쟁은 없다”고 했던 김대중(金大中)대통령 발언에 대해서도 극명한 인식의 차이를 보여줬다.

민주당 장영달 의원은 “남과 북이 서로 전쟁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천명한 만큼 이제 불안하기 짝이 없는 현재의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나라당 김용갑(金容甲)의원은 “전쟁은 이제부터 시작된 것으로 봐야 한다. 총칼을 들이대는 전쟁은 아니더라도 김정일(金正日)의 치밀한 한반도 공산화 계획이 정상회담을 계기로 본격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군사분야에 대한 평가도 마찬가지였다. 장영달 의원은 “80년대 중반 이후 우리의 군사력이 북한을 압도했고 지난해 6월 연평해전이 이를 실증했다”며 “‘안보해이론’을 조작하는 음모세력이 있다면 이는 남북간 화해를 가로막는 훼방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종하 의원은 “북한은 정상회담 전후에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했으나 정부는 단 한마디 항의조차 하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공종식기자>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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