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수뇌 탄핵안 처리 3당 입장]"도와줘요 자민련"

  • 입력 2000년 11월 8일 19시 11분


‘탄핵안의 운명은 자민련에 달렸다.’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17일 국회 본회의에서 박순용(朴舜用)검찰총장과 신승남(愼承男)대검차장의 탄핵안을 표결처리키로 합의함에 따라 양당간의 또 한차례 ‘세 대결’이 불가피한 상황이어서 정치권의 시선은 자연 자민련에 쏠리고 있다. 탄핵안의 통과 여부가 캐스팅 보트를 쥔 자민련의 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민주당은 탄핵안이 상정되더라도 자민련 및 무소속 의원들과 함께 본회의장에 불참함으로써 재적 과반수(137석) 미달로 표결자체를 무산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정균환(鄭均桓)총무는 자민련 의원 17명과 4명의 무소속의원을 만나 탄핵안의 부당성을 설명하며 설득하고 있다.

서영훈(徐英勳)대표가 얼마 전 자민련 김종호(金宗鎬)총재권한대행을 만난 것도 탄핵안 통과 저지를 위한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서였다. 또 최고위원들도 친분이 있는 자민련 의원들을 한 두명씩 분담해 개별설득에 나섰다.

▽한나라당〓한나라당의 일차적인 목표는 표결이 이뤄질 수 있도록 의결정족수(재적 과반수)를 충족시키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자민련이 참석해 표결만 이뤄진다면 자민련이 탄핵안 반대를 당론으로 정하더라도 반란표가 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창화(鄭昌和)총무는 “민주당이 떳떳하게 표결에 응해주길 바라고 있다”며 “자민련이 표결에 참석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자민련〓자민련은 “당론 결정을 서두를 이유가 전혀 없다”며 느긋한 태도다. 자민련은 이날 오전 고위당직자 및 현역의원 연석회의를 열었으나 검찰총장 탄핵안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았다.

당 지도부는 대체로 탄핵안에 부정적인 분위기다. 물론 “한나라당이 우리 당의 교섭단체 구성에 동의해준다면 혹시 모르지만…”이라는 여운을 남기고 있지만 당직자들은 “검찰권의 공백상태가 오면 중대한 위기”라며 탄핵안이 통과될 경우의 부작용과 후유증을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소장파 의원들 사이에선 “이번 기회에 검찰의 버르장머리를 고쳐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윤영찬·이철희기자>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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