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올브라이트 "대북정책 안 서둘러"

  • 입력 2000년 11월 3일 18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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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들린 올브라이트 미국 국무장관은 1일 “대북정책 추진을 서두르지는 않으나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줄일 역사적 기회를 잡지 못한다면 무책임한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브라이트 장관은 이날 워싱턴 내신기자클럽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과 합의하는 내용이 합의 시기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덧붙이면서 “빌 클린턴 대통령은 곧 방북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올브라이트 장관은 이어 “현재의 대북정책이 미국과 동맹국 한국과 세계를 위해 올바른 것이라고 믿기 때문에 차기 대통령도 이를 계속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각에서 미―북 관계가 개선되면 남북대화에 지장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하지만 이는 미국과 한국 관계가 분열될 가능성이 전무하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반도의 장래와 관련, 올브라이트 장관은 “남북교류의 진전과 긴장완화로 평양을 오가는 일이 더 이상 세계의 주목을 받지 않게 되는 때가 예상보다 훨씬 가까이에 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계인 고홍주 국무부 인권담당 차관보는 이 날짜 워싱턴포스트지 기고문에서 올브라이트 장관의 방북을 “북―미 관계의 돌파구였다”고 평가하고 “이에 대한 비판은 방북의 실질적 내용이 아니라 올브라이트 장관이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과 건배하는 모습만 생각하기 때문”이라고주장했다.

그는 “올브라이트 장관은 북한과 미사일을 비롯한 미국의 안보 현안은 물론 테러와 인권 등 국제 규범 준수 문제도 함께 논의했으며 미국 각료로는 처음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비롯한 북한의 지도층에 인권 문제를 제기했다”고 강조했다. 고차관보의 발언은 최근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스 등 미국의 유력 신문이 올브라이트 장관 방북 때 북한의 인권 문제가 도외시됐다고 일제히 비판한 데 대한 반박이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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