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이산상봉 명단 교환]北 예술가등 전문직 다수

  • 입력 2000년 10월 27일 19시 03분


북측이 전달해온 명단 200명 가운데에는 1차와 마찬가지로 의사 및 예술가 등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대부분 월북자로 북한 내에서도 상당한 대접을 받았던 인물인 것으로 보인다.

북측 후보자 200명을 직업별로 보면 노동자가 76명으로 가장 많고 농업이 59명이었다. 남측 가족과 헤어질 때의 직업을 보면 △중고생 36명 △대학생 10명(서울대 2, 연세대 2, 고려대 2, 이화여대 1) △교수 3명 △교원 5명 △의사 2명 △간호사 3명 △문화예술 전문직 2명 △무직 등 4명 등이다.

북측 후보자가 찾는 남측 가족을 보면 부부를 포함해 가족을 찾는 사람이 27명이고 형제만 찾는 사람이 4명, 자식만 찾는 사람이 1명으로 나타났다.

부부를 찾는 사람가운데 수원 견직공장 노동자출신인 박삼서씨(73·여)가 남편 김인중씨(81·당시 고려대학생)를 찾는다고 돼 있어 눈길을 끌었다.

문화예술계 인사로는 운보 김기창(雲甫 金基昶·87)화백의 동생으로 북한에서 이름을 떨친 ‘공훈화가’ 김기만씨(71)도 포함됐다. 서울 시립미술연구소 연구생이던 기만씨는 51년 월북, 북한에서 공훈화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부친 김승환씨(111)를 비롯해 형인 기창씨와 형수 등 가족을 찾았다.

또 서울 교향악단 단원 출신인 신명균씨(69)는 어머니와 동생 등 8명의 가족을 찾았다.

연령별로 볼 때 남측이 북측에 통보한 후보자의 51%인 102명이 80세 이상이고 49%가 70세 이상의 고령인 것과 달리 북측은 1차와 마찬가지로 비교적 젊은 층을 선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측은 80세 이상이 5명이고 50대도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고령자는 임문빈씨(85)로 서울여자의과대학 신경정신병강좌 교수출신. 최연소자는 김성옥씨(57·여)로 서울신문사 교정원 출신인 아버지 정길씨를 찾는다고 밝혔다.

북한 언론을 통해 소개된 유명인사들도 이번에 상당수 포함됐다. 한국전쟁 당시 인민군에 입대해 월북했다는 공통점을 가진 이들은 신현문씨(69) 노승득씨(70) 양판기씨(68) 박문근씨(75) 등이다.

개성시에 거주하는 신씨는 30여년간 개성검찰소 검사로 활동했다. 노씨는 자강도 임업연합기업소 자재상사 사장으로 일하고 있으며 최근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으로부터 70회 생일상을 받기도 했다. 양씨의 경우 ‘공화국 영웅’ 칭호를 받았으며 전쟁노병의 예우를 받고 있으며 평북 삭주군 행정경제위원회 부위원장을 역임했다. 서울대 의과대학 부속병원 의사출신인 박씨는 아버지 한표씨(103), 그리고 아내 아들과의 재회를 기다리고 있다.

또 박지순씨(75)는 대한적십자사에서 근무했던 경험을 갖고 있어 한적 관계자들이 환영을 뜻을 나타내기도 했다.

<김영식기자>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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