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들은 이날 오전 1차 정상회의(정치―안보분야)에서 채택한 ‘서울선언’을 통해 ASEM 회원국들에 “북한과의 대화, 인적교류, 경제적 연계 및 북한의 다자대화 참여를 통해 관계 개선 노력을 강화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또 “6월 평양에서 개최된 남북정상회담을 환영하고 이런 역사적인 조치를 취한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용기와 비전을 축하한다”면서 “남북공동선언 이행에 계속적인 진전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상들은 이날 오후 열린 2차 정상회의(경제―재무분야)에서 회원국들이 제안한 26개 사업중 △트랜스유라시아 초고속 정보통신망 구축 △정보격차 해소 협력 △전자상거래 관련 지원체제에 관한 회의 개최 등 23개 사업(16개 승인사업과 7개 주목사업)을 채택했다. 한국이 제안한 ASEM 장학사업 등 4개 사업은 모두 승인사업으로 채택됐다.
2차 정상회의는 또 중국과 베트남의 세계무역기구(WTO) 조기 가입에 ASEM이 협력하며, 제2의 아시아 경제위기 재발방지를 위해 1998∼2001년 한시적으로 운영키로 했던 ‘ASEM신탁기금(ASEM trust fund)’의 시한 연장을 승인했다.
이에 앞서 김대통령은 개회사를 통해 “화해와 협력은 결코 포기될 수 없는 인류 공동의 염원”이라며 “남북한 관계의 진전이 그 대표적 사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이어 북한과 미국의 관계개선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고 말하고 “머지 않아 북―일관계도 획기적으로 개선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대통령은 이와 함께 △아시아유럽협력체제(AECF)채택 △정치 안보대화 강화 △내실있는 경제현안 논의 △교육 문화 사회분야의 협력 강화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한 중지도출 등의 5대 의제를 제시했다.
한편 이날 정상회의에서 일부 유럽국가들은 ‘내정불간섭 원칙’이나 ‘아시아적 가치’ 등을 이유로 인권 등 인류의 보편적 가치들에 대해 본격적인 토론조차 할 수 없다면 ASEM에 참여할 이유가 없다며 ASEM 운영방식에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영묵·문철기자>ym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