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특강/강의-문답]"대통령 중임제는 독재로 간다"

  • 입력 2000년 10월 20일 18시 18분


김영삼(金泳三)전 대통령은 20일 고려대 국제관에서 이 대학 행정학과 학생들을 상대로 대통령학(담당교수 함성득·咸成得) 특강을 가졌다. ‘나의 회고’라는 주제의 특강은 예정시간(75분)을 넘겨 2시간 가량 진행됐다. 다음은 강의 및 학생들과의 문답 요지.

▽‘안가(安家)’ 철폐〓취임하던 날 아홉 개 모두 없애라고 했다. 내가 두 군데를 가봤는데 너무 화려했다. 야당할 때 사실 정치자금을 많이 받았다. 선거도 치르지 않고 대통령된 사람들은 20대, 30대 재벌들을 초청해서 여자들 있는 데서 돈을 달라고 했다더라. 이 이야기를 듣고 이제는 절대 안 받는다고 했다. 그러나 역대 대통령은 그랬고 지금도 그러리라고 본다.

▽군(軍) 개혁〓전격적으로 하다 보니 새 진급자에게 계급을 달아줄 별이 없어 사복을 입을 수 있는 국방장관 것을 떼서 달아줬다.

▽전쟁위기〓클린턴과 친한 사이인데 94년 당시에는 싸우다시피 했다. 클린턴은 북한의 버릇을 고치기 위해 전쟁을 해야 한다고 했다. 나는 “당신이 한반도를 무대로 전쟁해서 당신의 목표를 채우려 하는데 우리 군인은 한 명도 동원할 수 없다”고 했다.

▽현철(賢哲)씨 문제〓현철이를 구속하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당시 김기수(金起秀) 검찰총장이 죄가 안된다고 했지만, 별 방법을 다 찾아서라도 잡아넣으라고 했다. 현철이가 정치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그러나 자식은 마음대로 안된다. 아마 다음에 국회의원선거에 나올 것이다.

▽금융위기〓나 자신은 그때 참 걱정했다. 원인은 김대중(金大中)씨가 노동법과 한국은행법 개정을 막았기 때문이다. 나는 임기가 다 돼 경제원리대로 하려고 했는데 못하게 한 게 김대중씨다.

―대통령 중임제에 대한 생각은….

“4년하고 4년 또 하면 독재로 간다. 내각제도 안된다.”

―‘준비 안된 대통령’이었다는 평가도 있었는데….

“가장 준비 안된 대통령은 지금 (집권하고 있는) 사람이다.”

한편 김 전대통령은 23일 오전 7시30분 MBC 라디오 생방송 프로그램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20분간 전화 대담을 갖는다.

<선대인기자>eod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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