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총재 '낮은 단계의 연방제' 반대 밝혀

  • 입력 2000년 10월 11일 16시 03분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11일 "어떠한 수식어를 붙이든 연방제 논의는 자유민주체제를 훼손하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말해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김정일(金正日)북한 국방위원장이 6·15 공동선언에서 거론한 '낮은 단계의 연방제'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총재는 이날 총재단회의에서 "'낮은 단계의 연방제'가 필연적으로 높은 단계, 즉 북이 주장하는 연방제의 전단계로 본다"며 "특히 북이 연방제안을 포기했다고 말하지만 아직 그런 증거가 없다"고 말했다.

이총재는 "따라서 어떤 수식어를 붙이든 연방제 논의는 결코 용인할 수 없다"며 "특히 청와대가 '낮은 단계의 연방제'를 환영하는 것처럼 말한 것은 매우 부적절하며 여기에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박준영(朴晙瑩)대통령공보수석비서관은 "이날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남북 정상회담에서 연방제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고 6·15 공동선언의 문맥을 보더라도 89년 채택한 정부의 연합제안을 고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반박했다.

박수석은 "다만 북한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가 우리의 연합제와 공통점이 많기 때문에 앞으로 계속 연구해 나가자는 뜻"이라며 "최근 북한이 발표한 내용들을 보더라도 외교 군사권을 지방정부가 갖도록 하자는 우리의 연합제안을 일부 수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수석은 "이총재가 이런 내용을 모를 리가 없을 것으로 보며, 그런 언급을 한데에는 뭔가 다른 정치적 이유가 있지 않나 생각된다"고 밝혔다.

<최영묵·송인수기자>ym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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