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사, DMZ협상권 한국軍에 위임

  • 입력 2000년 9월 27일 23시 15분


주한유엔군사령부는 비무장지대(DMZ) 내 지뢰 제거와 경의선 공사를 위해 북한과의 협상권한을 국방부에 위임한 것으로 27일 밝혀졌다.

토머스 슈워츠 유엔군사령관은 23일 조성태(趙成台)국방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남북 국방장관회담의 성공을 기원한다”며 “DMZ 내 지뢰 제거작업, 철도 도로 건설과 관련해 국방부가 유엔사를 대리해 북한과 협상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 게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조장관은 8월말 DMZ 내의 경의선 공사 인력과 차량, 기자재의 원활한 운용을 위해 대북협상권 위임을 요청하는 서한을 슈워츠 사령관에게 보냈다. 남북 국방장관회담에 참석한 김일철(金鎰喆)인민무력부장도 경의선 공사와 남북관할지역 설정을 위해 정전협정 당사자인 유엔군사령관이 ‘DMZ 내 군사문제 협의를 남한에 위임한다’는 서한을 인민무력부장에게 보내는 등 합법적 절차를 밟을 것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장관은 이를 슈워츠 사령관에게 전했으며, 슈워츠 사령관도 이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일영(尹日寧)국방부 대변인은 “슈워츠 사령관은 국방부와 유엔사가 긴밀한 협조를 유지한다는 전제하에 경의선 관련 대북협상권을 국방부에 위임한다는 서한을 보냈으며, 앞으로 남북간에 비슷한 사안이 생길 경우 계속 그렇게 하겠다는 뜻으로 본다”고 말했다.

<황유성기자> 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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