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장관급회담]北경제전문가 대거포함 눈길

  • 입력 2000년 9월 27일 18시 57분


‘선수 교체.’

27일 제주 롯데호텔은 전날 끝난 남북 국방장관회담의 뒷정리와 함께 이날 개막되는 3차 남북 장관급회담의 남북대표단을 맞느라 하루종일 북적거렸다.

○…북측은 장관급회담 대표단에 경제분야 인사를 많이 포함시켜 3차회담은 ‘경제회담’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북측 관계자는 “어느 부문에 힘이 쏠리느냐에 따라 등장인물이 달라져야 하는 것 아니냐”며 “수행원 4명 중 3명이 바뀌었는데 민화협과 조평통 등에서 경제 쪽을 담당하는 사람들”이라고 소개. 대표단에 새로 포함된 허수림 민족경제협력연합회 총사장도 “앞으로 남북관계에 경제문제가 많이 논의되니까 경제일꾼을 하나 넣자고 해서 교체됐다”고 설명.

○…제주 롯데호텔 만찬에서도 국방장관회담에 이어 ‘제주의 술’이 단연 화제.

전금진(全今振)북측 단장은 우근민(禹瑾敏)제주지사로부터 허벅술을 선물받자 “고맙습니다”를 연발하며 “허벅술이 몇 도나 되느냐”고 관심을 표시.

우지사가 “김용순(金容淳)노동당비서가 왔을 때는 허벅술을, 김일철(金鎰喆)인민무력부장은 고소리술을 마셨는데, 전단장은 둘 다 드시라”라고 말하자 전단장은 “그렇게 하겠다”며 흔쾌히 대답.

○…국방장관회담처럼 이번 회담도 ‘차안 회담’이 유난히 많을 전망.

박재규(朴在圭) 남측 수석대표와 전금진 북측 단장은 이날 오후 제주공항에서 롯데호텔로 이동하면서 첫 ‘차 안 회담’을 가진 데 이어 28, 29일 예정된 제주관광과 30일 귀경 때도 ‘차 안 회담’을 가질 계획.

○…박재규대표와 전금진단장은 오후 5시 제주공항 귀빈실에서 제주도의 풍광 등을 소재로 환담.

전단장이 “백두에서 제주까지 통일 무지개를 그리는 마음으로 왔다. 조선반도 최남단인데 어릴 때 제주도에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현실로 됐다”고 소감을 피력. 전단장은 특히 “제주도는 바람이 심하고 돌이 많고 해녀가 많은 것으로 안다. ‘한라’라는 말에서 ‘한’은 은하수, ‘라’는 잡아당긴다는 뜻인데 산이 높아서 말 위에 오르면 은하수를 잡아당길 수 있을 만큼 높은 산으로 안다”며 ‘제주’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과시.

<제주〓부형권기자>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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