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재민주당의원 사퇴서 제출 파문

입력 2000-09-01 18:43수정 2009-09-22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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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최고위원에 출마했다 8위로 낙선한 김기재(金杞載)의원은 1일 의원직 사퇴서를 내면서 “정치적 문제에 한계를 느껴 당분간 공부하고 싶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의원직 사퇴서를 낸 이유는 무엇인가.

“원래 장관직을 그만두고 공부하고 싶었다. 경선에서 조직도, 돈도 없이 선거를 치렀다. 정치쪽에서는 이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한계를 느꼈다.”

―본회의에서 사퇴서가 처리되지 않으면….

“처리해 줄 것으로 안다.”

―탈당도 고려하고 있나.

“의원직은 버리지만 당을 위해서는 계속 일하겠다.”

―부산 경남지역 출신 최고위원이 없는 데 대한 불만인가.

“그렇지 않다.”

―경선과정에 대한 불만이 있는가.

“돈도, 조직도 없어 외로움을 느꼈다.”

―3자연대에 대한 실망을 느꼈다던데….

“연대 의미는 크게 결속력이 없고 덕담 정도였다. 큰 기대를 가졌던 것은 아니다.”

―다음 지방선거 또는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는가.

“그렇지 않다. (잠시 머뭇거림) 정치적 문제에 한계를 느꼈고 보람을 못느껴 공부하고 싶다.”

<전승훈기자>raphy@donga.com

▼경선탈락 불만표출 분석

“왜 자꾸 이런 일이 터지는지….”

김기재(金杞載)의원의 의원직 사퇴서 제출 소식이 전해지자 여권지도부는 1일 경악을 금치 못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여권 지도부와 전혀 사전 상의가 없었던 것으로 안다. 왜 그리 경솔한 것인지…”라며 말끝을 흐렸다.

김기재의원은 “정치의 한계를 느꼈으며, 공부하고 싶다”고 설명했지만 민주당 최고위원 경선 결과가 의원직 사퇴서 제출을 촉발한 직접적인 계기라는 것이 중론이다.

‘부산경남(PK)의 유일 대표’로 출마한 김의원은 7명을 뽑는 경선에서 8위로 ‘아깝게’ 낙선했다. 그런 만큼 지명직 최고위원에는 자신이 아니더라도 PK출신이 한명은 포함될 것으로 생각했다는 것. 그러나 결과는 대구경북 출신인 장태완(張泰玩)의원이 ‘영남 대표’로 최고위원에 지명되는 것으로 끝났다.

여권의 ‘영남 챙기기’노력에도 불구하고 지역 민심은 좀처럼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 사실. 여기에다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은 최근 민주산악회 재건을 선언했다.

김의원이 김영삼정부 시절 총무처장관을 지내, YS와 가까운 사이라는 사실이 새삼 관심을 끈다. 김의원은 부인하지만, 이같은 PK지역의 민심 기류와 그의 의원직 사퇴결정이 전혀 무관한 것 같지는 않다는 인식도 있다.

청와대도 뒤늦게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한 듯하다. “PK 최고위원이 한명도 없는 것은 문제”라는 자성론도 나온다. 여권은 김의원에게 사퇴를 철회토록 설득할 방침이다. 국회 회기중 의원직 사퇴는 본회의 결의를 거쳐야하기 때문에 설득할 시간은 아직 있다.

김의원의 사퇴서가 어떻게 처리되든, 이번 파동의 여파는 여권지도부에 부담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그렇지 않아도 여권은 윤철상(尹鐵相)의원과 박지원(朴智元)문화관광부장관이 각기 ‘선거비용 실사개입 의혹 발언 파문’과 ‘특혜대출 의혹 시비’에 휘말려 고전하고 있다. “여기저기 줄줄이 샌다”는 말이 실감나게 들리는 상황이다. 일각에선 집권 초기처럼 대통령의 리더십이 돋보이는 시기였다면 김의원같은 돌발 행동이 가능했겠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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